한국 구조대원들이 현장서 인명 구조 나서
덴버서 발생한 차량 충돌 사고 목격 직후 … 폭스 뉴스 보도
최근 덴버에서 발생한 차량 충돌 사고 현장에서 한국에서 온 구조대원들이 신속한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친 사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폭스 뉴스 덴버는 이 구조 활동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며, 이들이 사고 직후 보여준 침착하고 전문적인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다음은 보도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난 14일 덴버의 76번 주간 고속도로(I-76)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차량 충돌 사고 현장에서, 한국에서 온 구조대원들이 신속하게 인명 구조에 나섰다. 콜로라도 주 순찰대(Colorado State Patrol/CSP)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밤 덴버 I-76 고속도로의 페더럴 불러바드(Federal Blvd.)와 피코스 스트리트(Pecos St.) 사이 서쪽 방향 차선에서 발생했다. 한 트럭이 역주행하다가 다른 차량과 충돌한 것이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 활동을 벌인 사람들은 현지 구조대가 아닌, 한국에서 온 소방대원 이씨와 김씨였다. 두 사람은 한국 소방당국 소속으로 구조훈련을 위해 최근 미국에 입국했다.
이씨는 “급류 구조(swift water rescue) 훈련을 위해 1주일전 팀원들과 함께 골든에 도착했다. 골든 소방서와 함께 클리어 크리크에서 훈련 중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밤,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을 목격했다. 이씨는 “갑자기 앞에서 차량 2대가 충돌했고 한 차량이 전복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붉은색 픽업트럭이 완전히 뒤집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비록 타국에서 온 소방관이지만 구조대원으로서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즉시 911에 신고한 후, 2~3명의 팀원들과 함께 스마트폰 플래시를 활용해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 통제를 시도했다.
이후 차량 내부 확인에 나섰지만 앞문은 심하게 찌그러져 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차량 후방으로 이동한 대원들은 뒷유리를 통해 의식을 잃은 남성을 확인했고 심정지 상태로 판단해 즉시 차량 밖으로 끌어내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 이후 애덤스 카운티 소방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CPR을 지속했으나 해당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김씨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우리는 구조대원으로서 본능적으로 행동했다. 어디에 있든 사고를 통제하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전했다.
CSP는 트럭 운전자와 다른 차량의 운전자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으며 역주행 운전자에 대한 형사 처벌 여부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시 구조대원들은 훈련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즉시 차량 통제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미국 구조 당국이 도착할 때까지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이들의 행동은 타국에서도 구조대원의 본분을 다하는 모범 사례로, 지역 사회는 물론 한국 소방당국에도 큰 자긍심을 안겨주고 있다.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