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 마비, 응급 질환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우리 몸은 여러 신호를 보냅니다. 이를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합니다. 응급 질환인 뇌졸중도 마찬가지입니다. 뇌로 가는 혈류가 막히거나 혈관이 터지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병인데요, 이때 몸은 여러 경고를 보냅니다. 신호를 잘 알아차리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병원에 가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피떡(혈전)으로 막히는 ‘뇌경색’입니다.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두 번째는 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뇌출혈’입니다. 예전에는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뇌출혈이 많았지만 요즘은 고령화와 동맥경화로 인해 뇌경색 환자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뿐만 아니라 미세먼지·흡연 같은 생활 습관도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게 돼 즉각적으로 여러 이상 신호를 보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얼굴과 팔, 다리가 갑자기 마비되거나 저리고 ▶한쪽 눈이 흐려지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걸을 때 균형을 잡기 어렵고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잠깐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소중한 시간을 놓칩니다. 뇌경색은 증상 발생 후 늦어도 4.5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 시간 안에 치료하면 뇌세포가 손상되지 않고 정상적인 회복이 가능합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후유증이 심각해집니다.
일부 환자는 ‘일과성 뇌허혈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는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뚫리는 현상인데요,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졌다가 잠시 후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괜찮아졌으니 문제없겠지'라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 이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20%는 1년 이내에 뇌졸중을 경험하고, 3분의 1은 결국 뇌졸중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뇌졸중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랜 시간 진행한 결과입니다. 혈관도 서서히 좁아지고 약해집니다.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고혈압이 있으면 반드시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세요. 혈압이 높은 사람은 정상인보다 뇌졸중 위험이 4배 이상 높습니다. 혈당이 높으면 혈관 벽이 손상되고 혈전이 쉽게 생겨 뇌경색 위험이 커집니다.
폐경 이후 여성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집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혈관 보호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50세 이상이면 최소 5년에 한 번 뇌혈관 검사를 받고, 동맥경화가 발견되면 1~2년 주기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으면 뇌졸중 위험을 90% 이상 줄입니다. 혈압과 혈당을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의 핵심입니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고 짠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무시하지 마세요. 건강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라도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