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이드 삭감시 콜로라도에 ‘경제 재앙’ 경고

폴리스 주지사, “수십만명 건강보험 잃고, 1만2천명 일자리 잃어”

2025-04-25     이은혜 기자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트럼프 정부의 메디케이드(Medicaid) 예산 삭감이 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콜로라도를 대표하는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심각한 경고를 보냈다. abc 뉴스 등 덴버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폴리스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이 연방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콜로라도에서만 수십만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되고 1만2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됨으로써 주전체가 경제적 재앙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디케이드 삭감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는 콜로라도 주내 많은 수혜자들은 현재 시위를 벌이고 타운홀 미팅에 참여하며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걱정을 전달하고 있다. 폴리스 주지사와 다이앤 프리마베라 부지사는 지난 14일 콜로라도를 대표하는 연방 상·하원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수십만명의 콜로라도 주민들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아이들,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 장애인, 노인, 그리고 사회안전망 제공자들은 정치적 희생양이나 말장난의 대상이 아니다. 이 예산 삭감은 생명을 구하는 치료 접근성을 잃게 만들며 그로 인한 결과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지사와 부지사는 메디케이드가 삭감될 경우 콜로라도에서는 2026년부터 최대 1만2천개의 일자리, 13억 달러의 경제 생산성, 8,200만 달러의 주 및 지방 세수입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콜로라도의 전체 의료 시스템, 특히 일선 의료진부터 농촌 병원까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일부 병원은 결국 문을 닫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수천명의 주민들이 의료비로 인해 파산할 수 있으며 메디케이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보험료도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하원 공화당의 예산안은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여러 연방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하원 에너지 및 상업 위원회(House Committee on Energy and Commerce)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8,800억 달러의 절감을 찾아낼 것을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 출신 게이브 에반스 연방하원의원이 2월 말 자신의 X 계정(구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지적했듯이 이 법안은 메디케이드를 특정해 삭감하겠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에반스 의원은 15일 덴버 abc 뉴스에 Denver7에 보낸 성명에서, 폴리스 주지사의 서한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이 법안은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삭감을 지시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설정하지 않았다. 폴리스는 또다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나는 콜로라도의 의료 제공자나 환자들에게 해가 되는 삭감을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낭비와 사기를 제거하는 것을 지지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많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메디케이드내의 낭비, 사기, 남용을 없애는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반스 의원은 콜로라도 자체의 메디케이드 지출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폴리스 주지사 재임 중, 수백만 달러의 메디케이드 자금이 사망자나 불법 이민자에게 사용되었다. 주지사가 콜로라도 주민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남 탓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행정부내에서 망가진 시스템을 고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에반스가 언급한 것은 지난 2월 발표된 감사를 가리키는데, 이 감사에서는 콜로라도가 사망한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지사와 부지사도 서한에서 주의 문제를 인정했다. 이들은 “콜로라도는 메디케이드의 비효율성과 부적절한 지출을 제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정부의 메디케이드 담당 기관인 ‘보건 정책 및 재정부’(HCPF)는 과다청구, 사기, 낭비 및 남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 소비자 건강 이니셔티브’(Colorado Consumer Health Initiative)의 애덤 폭스 부디렉터는 주정부의 문제에 대한 에반스 의원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그건 의도된 문제가 아니며 현재 해결되고 있는 중이다. 나의 초점은 여전히 연방의회가 시행할 수 있는 메디케이드 삭감에 있으며 공화당이 주장하는 예산 절감이 낭비와 사기 제거만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폭스는 “현실적으로 8,800억 달러에 달하는 삭감을 이뤄낼 정도의 낭비, 사기, 남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수백만명의 미국인의 보험을 종료시키지 않고는 그 숫자에 도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방하원 에너지 및 상업 위원회는 빠르면 다음 달부터 삭감 항목을 식별하는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