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코리안은 어디로 갔을까 … 여자 골프 세계 10위 이내 전무

2025-04-25     weeklyfocus

한국 여자 골프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 미국 현 지 방송에서 선수 이름을 부르는 대신 “이번 주에도 ‘ 또 다른 한국 선수(Another South Korean)’가 우승을 차 지했다”고 언급하곤 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절반 이상을 한국 선수가 휩쓸고, 미국여자프 로골프(LPGA) 투어 두세 대회 걸러 한국 선수가 차지하 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그런데 22일(한국 시각)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 서 한국 선수가 상위 10위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지 난주 9위였던 유해란이 3계단 밀려 12위로 내려가면서 한국 선수 ‘톱 10 실종’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고진영 11위, 김효주 13위, 양희영 16위였다.

세계 1위는 넬리 코르다(미국)이며 2~10위는 지노 티 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릴리아 부(미국), 해나 그린(호주), 인뤄닝(중국), 후루에 아야카(일본), 로런 코 글린(미국), 에인절 인(미국), 찰리 헐(잉글랜드) 순이다. 미국이 4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 뉴질랜드, 호주, 중국, 일 본, 잉글랜드 1명씩이다.여자 골프 세계 랭킹이 도입된 2006년 2월 이후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한 명도 없었 던 건 2006년 6월 2주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희원이 11위에 올랐다. 이후로는 매주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물론, 세계 1위 선수도 가장 많은 5명을 배출했다. 2010년 신지애를 시 작으로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과 박성현, 2019년 고진영 등 5명이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다음으 로는 미국이 세계 1위를 4명 배출했다. 크리스티 커, 스테 이시 루이스, 코르다, 부 등이다.

그 많던 한국 선수는 어디로 갔을까. 예고된 몰락이라 는 평이다. 골프가 2016년 리우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 로 복귀하고, US여자오픈을 비롯한 메이저 대회들이 상 금을 대폭 늘리자 전 세계적으로 여자 골프에 대한 관심 이 커졌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기가 높아진 한국은 개척 정신을 잊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협회는 선수들 해외 도전을 어렵게 하는 폐쇄적 정책을 펴고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편한 국내 대 회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 투어를 고루 경험 한 신지애는 “무엇보다 세계 무대 도전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US여자오픈에 한국 선 수 40여 명이 나갔다. 현지 언론에서 US 코리아 오픈이 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스무 명이 될까 말까 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직 잠재력은 남아 있다. 이 날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00위 내 선수가 가장 많은 나라 는 여전히 한국이었다. 한국은 28명, 미국은 17명이었다. 올해 미 LPGA 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올해 초 29위에 서 21위로 도약했다. 3주 연속 2계단씩 순위가 상승했다.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통산 3승 을 달성한 방신실은 지난주 74위에서 10계단 상승한 64 위. 방신실은 “세계 랭킹으로 US여자오픈에 출전해 우 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는 등 젊은 선수들 생각도 바뀌고 있다.

KLPGA 투어는 올해부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성적 을 국내 대상 포인트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국제화’ 방침을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도 공동 주관과 국내 선수들 출 전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LPGA 투어 중계권을 지닌 JTBC골프와 KLPGA 투어 중계권을 지닌 SBS골프 간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