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세계 1위 셰플러 꺾고 첫 우승

2025-04-04     weeklyfocus

호주교포 이민우(26)가 지난 31일 미국 휴스턴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다.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우는 3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 등을 1타 차로 제쳤다. DP월드투어 3승의 이민우는 PGA 투어에서 5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 등 8승을 한 이민지(29)의 동생이다.

최종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시작해 13번 홀까지 버디 4개를 잡은 이민우의 싱거운 우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앞 조의 셰플러가 13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6번 홀은 531야드로 비교적 짧은 파5인데, 페어웨이 왼쪽과 그린 앞에 호수가 있다. 3타 앞서던 이민우의 티샷이 물에 빠져버렸다. 앞 조의 셰플러는 또 버디를 했고, 2타 차로 좁혀졌다. 이민우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공이 뒤로 치우쳤다. 2퍼트로 보기. 1타 차로 더욱 좁혀졌다. 이민우 얼굴이 상기됐다.

이민우는 물이 있는 파4 17번 홀에서 안전하게 미들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그린은 놓쳤지만, 퍼트로 파를 했다. 마지막 홀 티샷은 346야드를 날아갔다. 이번에 가장 멀리 친 샷이었다. 177야드를 남기고 친 아이언샷은 그린을 넘어갔다. 이번에도 퍼터가 살렸다. 그린 주변 18m에서 퍼터로 홀에 붙여 승리를 확정했다. 셰플러는 최종합계 19언더파 공동 2위를 했다.

2주 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이민우는 공동선두에 올랐지만 결국 공동 20위로 마쳤다. 2023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일에도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상대가 셰플러였는데, 이민우는 4타를 잃고 공동 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리드를 잘 지켰다. 특히 셰플러와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의 추격을 뿌리쳐 더욱 뜻깊다.
이민우의 별명은 ‘거리 왕(distance king)’이다. 1m83㎝·75㎏의 보통 체격인데 놀라운 장타자다. 시즌 평균 거리는 315.8야드(3위)이지만, 원하면 330야드를 넘긴다. 그러나 투어 기록에 따르면, 그의 강점은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 샷이 9위, 퍼트가 15위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로는 0.2타를 잃었지만, 퍼트로 9타, 아이언으로 4타, 그린 주위에서 2타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