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구리 가격 64.9% 폭등, 무역전쟁 확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비록 관세 부과 시점이 한달 연기되긴 했지만, 지난 1일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결정하며 본격적인 무역 전쟁의 서막을 알린 후 9일 만에 새로운 관세폭탄 투하를 결정한 것이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어떤 예외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동차와 반도체 칩, 제약 등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관세를,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며 상호관세는 거의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미국에 관세 등 불리한 교역 조건을 적용하는 국가와 공평한 교역을 위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상호관세의 정확한 개념을 설명하지 않아 그 범위와 수준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는 상호관세를 언제 적용하느냐는 질문에 “거의 즉시”라면서 “하지만 난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며 이건 다른 나라들을 포함해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130%(관세)를 부과하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국가가 상호적일 것이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관세가 있는 어느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을 이용하는 국가들에는 상호주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에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미국 철강협회(AISI)의 케빈 뎀프시 회장은 “강력한 미국 철강 산업을 조성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철강업계는 불평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왜곡된 정책과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에 구리 등 원자재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런던 금속 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톤당 558달러에서 이날 현재 920달러로 64.87%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