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밀실 갇혀 멍투성이 되도록 두드려 … 액션 배우 존경"

2024-11-22     weeklyfocus

"멍도 많이 들고 아팠죠.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액션 배우들을 더 존경하게 됐어요. 유리창, 파이프와 싸우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액션은 어떻게 하나 싶더라고요." 김대우 감독의 신작 '히든페이스' 주연 배우 조여정은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촬영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 후배 미주(박지현 분)와 약혼자 성진(송승헌)의 밀회 현장을 집안 밀실에 갇혀 목격하게 되는 첼리스트 수연 역을 연기했다. 수연은 밀실 안에서 곳곳을 두드리며 분노를 표출하지만, 집안에선 수연의 기척조차 느낄 수 없다.

수연이라는 인물 자체도 소화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수연은 처음엔 결혼을 앞둔 남자의 사랑을 시험해보려는 철없는 인물로 보이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비뚤어진 소유욕과 파괴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게 밝혀진다.

조여정은 수연에 대해 "상당한 에고이스트이자 나르시시스트"라며 "이런 사람은 과연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지를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히든페이스' 시사회 후 조여정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칭찬받으면 (침착하게) 누르는 편"이라면서 "마냥 기뻐하지 않고 '아휴, 다행이다' 정도로만 생각한다"고 했다. 조여정이 김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건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감독은 별다른 말 없이 '히든페이스' 시나리오를 조여정 측에 보낸 것으로 출연 제안을 대신했다고 한다.

조여정은 "밤늦게 시나리오를 읽는 동안 '와' 소리만 나왔다"며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제가 수연을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김 감독을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발자국을 찍는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이 영화 역시 남녀 간 욕망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세 등장인물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반전이 하나씩 들춰지며 스릴러의 재미를 준다.

이 작품은 조여정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주연 영화이기도 하다.

조여정은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칸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휩쓸면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생애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