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 현장에서!

2024-11-15     weeklyfocus

2024년 10월 2째 주에 에콰도르에 갔습니다. ‘에콰도르 국제복음 신학대학원’의 집중강의를 위해서입니다. 집중강의를 마치면 선교 지를 답사하러 갑니다. 답사 코스에 ‘짐 엘리엇(Jim Elliot)' 선교사의 교육관과 '네이트 세인트(Nate Saint)' 선교사의 기념관 그리고 'MAF(Mission Aviation Fellowship)' 비행장(네이트 선교사님은 이 단체의 초기 회원)은 필수로 들어갑니다.

우리 일행은 5명(허진 선교사, 최종주 목사, 김형도 목사, 우리 부부) 이었습니다. 허진 선교사님은 에콰도르에서 현지인 교회(키토 사랑 침례교회)를 담임하고 계십니다. 운전은 허진 선교사님이 하셨습니다. 정원이 5명이라 심성희 사모님은 답사 일행에서 빠지셨습니다.

최 목사님은 ‘바나바 선교회’ 대표이십니다. 이번에 ‘전도학’을 강의하시기 위해 하와이에서 오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텍사스 ‘샌안토니오 한마음 침례교회’의 담임목사이십니다. 이 교회는 허진 선교사님을 파송한 교회입니다. 또한 우리 신학대학원을 후원하는 교회입니다.

10월 14일 월요일 우리 일행은 정글 입구 도시인 ‘떼나(Tena)'를 향했습니다. 이 도시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20분쯤 가면 '산디아(Sandia)'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여기에 짐 엘리엇 선교사님이 현지인들을 교육하던 교육관이 있습니다. 키토에서 이곳까지 약 4시간 30분쯤 걸렸습니다. 교육관 출입문 위에 걸려있던 현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이 잠겨있지 않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현판은 안에 걸려있었습니다. 현판에는 짐 엘리엇 선교사님의 유명한 말씀이 적혀있었습니다. 위에는 스페인어로 아래에는 영어로 적혀있습니다. 영어 원문은 ‘He is no fool who gives what he cannot keep to gain what he cannot lose!’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영원한 것을 얻고자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바보가 아니다!’입니다.

우리 일행은 ‘떼나’를 출발해서 ‘쉘(Shell)’이라는 도시를 향했습니다. 약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여기에 ‘네이트’ 선교사님의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 기념관은 ‘네이트’ 선교사님이 사셨던 집입니다. 1956년 1월 8일 에콰도르의 ‘쿠라라이’ 강가에서 5명의 선교사가 순교했습니다. 5명의 선교사는 짐 엘리엇(Jim Elliot), 네이트 세인트(Nate Saint), 에드 맥컬리(Ed McCully), 피터 플레밍(Peter Flemming), 로저 유더리언(Roger Youderian)입니다. 그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와오라니(Huairani 또는 Waorani) 인디언에게 전하려 하다가 순교했습니다.

이 순교현장을 가는 길은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카누를 타고 가는 방법입니다. 가는데 8시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순교 지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돌아온다고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경비행기로 가는 방법입니다.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입니다. 주로 ‘쉘’에 있는 MAF(Mission Aviation Fellowship) 단체에서 운영하는 항공사를 이용합니다. MAF는 세계에서 가장 외딴 지역에 있는 수천 명의 고립된 선교사와 원주민 마을 사람들에게 항공, 통신 및 학습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입니다.
‘네이트’ 기념관의 길 건너 맞은편에 MAF 단체에서 운영하는 항공사가 있습니다. 항공사 복도의 벽에 5명의 선교사에 관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볼 수가 없었습니다.

카누를 타고 순교 지를 답사하는 길은 너무 힘들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순교 지를 가는 길은 편하지만 항공료가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에콰도르 선교사로 9년째인데 아직까지 순교 현장을 답사하지 못했습니다. 허 선교사님이 직원에게 항공료를 물어보았습니다. 항공료는 $460이라고 합니다. 일인당 항공료냐고 물었더니 최대 5명그룹의 항공료라고 합니다. 허 선교사님은 우리 일행은 모두 목회자들이라고 하면서 할인해 달라고 했더니 $400만 내라고 했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순교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가는데 30분, 현장에서 20분, 오는데 20분, 총 70분이 걸렸습니다. 순교 현장의 활주로는 풀밭이었습니다. 활주로 옆에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는 400여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와오라니’ 부족은 총4,000여명인데, 에콰도르는 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했습니다. 활주로에서 강가의 모래톱(모래사장)까지 6분정도 걸렸습니다.

이 모래톱이 네이트 선교사와 4명의 선교사들이 탄 경비행기가 착륙한 곳입니다. 선교사님들은 이 모래톱 근처에서 순교했습니다. 순교 현장에 서니 여러 상념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사진 몇 장 찍고 비행기로 돌아왔습니다.

‘라이프’지는 그들이 순교한 기사의 헤드라인을 ‘이 무슨 낭비란 말인가!(What a Waste!)'라고 뽑았습니다. 한 기자는 짐 엘리엇의 아내인 엘리자베스에게 찾아가 인터뷰를 하면서 또 다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What a Waste!‘ 그러자 그 당시 20대 초반밖에 안 되던 그의 아내가 그 기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항의했습니다. "낭비라니요?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나의 남편은 어렸을 때부터 이 순간을 위해 준비했던 사람입니다. 내 남편은 이제야 그 꿈을 이룬 것뿐입니다. 이후로 다시는 내 남편의 죽음을 낭비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에콰도르 선교사
임동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