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문제를 이렇게 풀다 ”출애굽기 15장 22절~27절

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2024-08-09     weeklyfocus

   저는 작년에 은퇴를 했습니다만 여기 저기서 불러 주는 교회들이 있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옥천에 있는 농촌교회 목사님이 건강이 안 좋아서 저 보고 당분간 주일마다 와 달라고 해서 생전 처음 농촌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전교인 18명인데, 그럼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지만 얼마 전부터 심각한 문제가 터졌습니다. 어떤 주민이 교회 입구로 들어오는 길이 지적도상에 자기네 땅이라고 차가 지날 수 없다고 말뚝을 박아 놓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200미터는 걸어 올라와야 하거든요. 90대, 80대 성도님들이 8분이나 되는데, 속이 타는 상황입니다만, 그러나 광고 시간에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 저 분을 미워하지 맙시다. 저 분을 위하여 긍휼을 베풀어 주시라고 기도합시다.” 그렇게 말씀 드리고 저는 속으로 저 자신에 대해서 은근히 놀랐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수준 높은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아마도 추측해 보기는 개척하고 27년 동안 교회를 섬기면서 수많은 문제를 만나고 풀어 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서 이건 내 힘이 아닌 주님의 능력으로 해결해 주셔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 노예 생활에서 구원한 모세가 이제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지만 다시 심각한 문제를 만났습니다. 홍해를 건너고 함께 찬양했던 이스라엘 백성이지만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자 당장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아니? 430년 애굽 노예 생활에서 기적같이 구원을 해 주셨는데, 그 전능하신 하나님이 쓴물을 단물로 바꾸어 주실 것이니 좀 참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 속에 젖어 있는 노예체질은 그리 쉽게 고쳐 질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못마땅한 것이 생기면 원망하고, 혹은 애굽으로 돌아가자고도 하는 노예 근성을 버리지 못했지요. 그러나 모세는 달랐습니다. 모세는 이미 확실하게 체험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하나님 앞으로 가져 간다.” 모세 자신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너무나 분명히 깨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마라의 쓴물의 문제를 하나님께 기도해서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도 문제를 만날 때마다 어떤 정답을 갖고 있어야 할까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첫째,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일입니다. 있을 일이 있는 거지요. 둘째, 이 문제는 결론이 아니고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 것입니다. 지나가요. 셋째, 이 문제를 통해서 뭔가 깨달을 것이 있어요. 고난이 곧 유익이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넷째, 문제를 만나야 내 실력을 알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지요.

모세는 이 문제를 하나님 앞에 부르짖음으로 정답을 얻게 되지요. 눈물은 하나님 앞에 가져갈 가장 강력한 무기이지요.  쓴물을 단물로 바꾸는 비결은 바로 곁에 있는 나무였지요. 그 나무는 성경 전체를 통해 의미심장한 구원의 사실을 설명합니다. 에덴 동산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때문에 범죄하게 됐는데 주님은 십자가 나무에 못박히심으로 구원을 회복시키셨지요. 우리 앞에 어떤 문제를 만나든지, 모세를 통해 얻은 지혜로 넉넉히 풀어갈 것입니다.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주님의 나무, 그 십자가를 붙잡고 이번 여름도 주 안에서 승리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