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은혜의 선물이다” 에베소서 3장 1절~7절
한용구 목사 / 향기나는 편지
오래 전입니다. 40대 남자분이 등록을 하셨습니다. 나중에는 경기도로 이사를 가셨습니다만, 참 잊혀지지 않는 것은 40 평생 교회라고는 처음 나오셨다는 얘기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도 교회라고는 발걸음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소문을 듣고 우리교회에 출석하시기 시작한 거지요. 그건 선물이었지요. 참 감사했습니다. 예배도 열심히 드리시고 성경공부도 하신 후에 세례까지 받으셨지요. 정말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세례를 받으시고 얼마 후에 두 가지 묘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첫 째, 목사님이 자꾸만 은혜 받으라 은혜 받으라 하시는 데 은혜 받는다는 게 뭔가요? 제가 그때 속으로 아차차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용하는 단어지만 처음 교회온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성도님이 자꾸만 교회 오고 싶으시지요? 자꾸만 예배 드리고 싶구요. 예수님이 나의 구주이심이 믿어지시지요?” “예.” “바로 그게 은혜 받는다는 뜻이지요.”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 째 질문은 이랬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교회에서 설교를 듣다보면 누가 내 얘기를 목사님께 일러 바치는 거지요? 그게 누구지요?” 제가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을 드렸습니다. “누가 일러 바칠 리가 없지요. 그것도 은혜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최고의 은혜는 말씀 앞에 들키는 일이지요. 베드로가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 그랬습니다. 그물을 오른편에 던지라는 말씀에 별 감동없이 던지기는 던졌는데, 상상 외로 물고기가 많이 잡혔지요. 그때 베드로는 고백합니다.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사도행전에는 마음에 찔림을 받았다는 단어가 2장과 7장에 두 번 나오지요. 2장에서는 베드로가 전하는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림을 받은 군중들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게 최고의 은혜지요. 그러나 7장에서는 스데반이 전하는 말씀을 들은 군중들이 마음에 찔림을 받기는 했지만 회개하기는커녕 이를 갈았지요. 은혜가 은혜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혹시 이런 대중 가요를 아시나요?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 웃음만 나왔어 웃음만 나왔어.” 백지영 가수가 부른 노래이지요. 그런데 백지영 집사님이 간증을 했습니다. 나 예수 믿는다고, 그리고 창세기 1장 1절을 읽다가 그 말씀이 믿어지고 은혜 받았다는 간증을 들었습니다. 정말 으와 하는 감탄이 터졌지요. 바울 사도는 자신이 복음의 일꾼이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이라고 해석합니다. 심지어 몸에 치명적인 가시, 질병이 생겼지요. 그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간구했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네 은혜가 네게 족하다는 응답을 받지요. 그 가시 때문에 교만해질 수가 없었고 어떤 엄청난 일을 하더라도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 가시가 은혜이고 선물이지요. 겸손해야 하나님이 좋아하시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수를 구주로 믿고 주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자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들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요, 선물로 해석하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일이든지 원하지 않는 일이든지, 내가 주 안에 거하고 있다면 그 일은, 그 사건은 무슨 뜻이 있고, 하나님이 그 일을 통해서 이루실 뜻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그건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이라는 것이지요. 자 이렇게 결정하고 갑시다. 내가 하는 일, 내가 만나는 일, 내가 원하든지 원치 않든지 그건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이라고 해석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