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소 구인난, 수건 개는 임원과 반찬 만드는 업주
임금 올려도 직원 부족 … 서빙 로봇 도입하는 곳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소규모 식당 업주들의 하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몇 배 분주해졌다. 주방에서 음식 주문을 챙기고 홀서빙도 하고 계산도 한다. 최저 시급도 올렸고 광고도 냈지만, 직원을 구하지 못해 직접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의 한 임원은 매일 업무가 달라진다. 객실에 비치할 세탁된 수건을 개고 직접 객실에 갖다 놓거나 간단한 수리가 필요하면 객실로 달려간다. 수개월 동안 호텔 직원이 부족해서다. 그는 “여름을 맞아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고객은 몰려드는데 일손이 모자라 직접 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LA한인타운에서 업주나 경영진이 실무 현장에 투입돼 직원의 빈자리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것은 더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하고 있는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한인 업주들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한인 요식업을 포함한 접객 업계 관계자들은 “팬데믹 이후 지급된 경기부양 지원금과 실업 급여 등의 여파로 여전히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저 시급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해도 직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업무는 직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LA한인타운에서 일손 부족이 심한 대표적인 업종은 식당, 마켓, 호텔 등이다. 식당 업계 경우, 주방 인력 부족으로 점심 영업을 하지 못하는 식당이 생겨났고 일부는 영업시간을 축소했다. 직원을 구하지 못한 업주들은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거나 찬모 역할을 하거나 주문을 받는 등 일인다역을 하고 있다. 한우 K 바비큐는 한 달 전 서빙 로봇 2대를 도입했다. 그레이스 배 한우 K 바비큐 대표는 “음식 서빙 속도가 빨라지고 테이블에 정확하게 배달돼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내림세에 손님이 줄면서 소규모 식당은 직원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호텔업계도 경영진이 호텔 내 일손이 필요한 모든 업무에서 손을 보태고 있다. 일부 시 정부는 호텔 업계 근로자의 최저시급을 다른 업계 보다 올렸지만, 여전히 인력 충원에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강력한 고용시장이 완화되면서 향후 식당 및 호텔 인력난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7월 연방 노동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레저·접객업계의 신규 일자리가 9만6000개로 가장 많았다. 한편, 호주 항공사 콴타스는 인력이 부족하자 100명의 고위 임원진에 3개월 동안 시드니와 멜버른 공항에서 수하물 처리 일을 하도록 지시했다. 임시 배치 제안을 받아들인 임원진은 최대 71파운드 수하물을 들고 분류, 스캔, 운전 등 하청을 주던 지상 조업 일을 대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