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점철된 도쿄올림픽 23일 '조용한 개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이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 33개 정식 종목에 걸린 금메달 339개가 주인을 기다린다. 코로나19가 출현해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를 휩쓸자 IOC와 일본 정부는 2020년 3월 24일 올림픽을 1년 후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그 사이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인류의 바이러스 퇴치전이 시작됐지만, 변이를 거듭하는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의 운명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IOC와 일본 정부는 각자의 셈법에서 타협점을 찾아 올림픽을 강행하기로 했다. IOC는 올림픽이 열리지 않을 경우 운영비의 73%를 차지하는 방송 중계권료를 받을 수 없어서, 일본 집권 자민당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후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자 각각 올림픽을 밀어붙였다. 올림픽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 이미지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올림픽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896년 근대 올림픽 태동 이래 연기된 최초의 올림픽, 그것도 전쟁이 아닌 감염병으로 미뤄진 첫 사례 등 불명예 첫 번째 딱지는 사실상의 첫 '무관중' 대회로 이어진다. 도쿄 등 수도권 바깥의 일부 지역에서만 관중 입장을 허용했을 뿐 전 경기의 96%는 관중 없이 치러진다. 'TV 올림픽', '안방 올림픽'이 현실이 됐다. 개회식도 내외빈 1천명 미만만 초청해 열린다. 국빈급 개회식 참가자도 예상 밖으로 적다. 선수들은 시상대에서 자신의 손으로 메달을 목에 건다. 메달을 깨물 수도 없고, 메달리스트끼리 가운데에 모여 사진도 못 찍는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때문이다.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소수이긴 하나 거의 매일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다. 감염 클러스터가 될까 봐 걱정하는 이들은 IOC에 더욱더 철저한 검사와 방역을 주문하고 있다. 대회를 강행한 IOC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냈다는 증표로 삼길 희망한다. 관중도 없는 적막한 경기장에서 인생을 걸고 싸우는 선수들을 보고 인류는 뜨겁게 감동할까.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7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뛴다. 양궁 혼성단체전, 남녀 태권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이 열리는 24일이 한국 선수단의 골든 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