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공부 좀 합시다~
이하린 기자
신문사에서 번역기사를 쓰는 것부터 시작해 기자 일을 한지도 벌써 9년이 지났다. 처음 한 일간지에서 기사를 쓰는 기본도 모르고 시작한 것이 엊그제같은데, 세월이 그만큼 흘렀나보다. 지금 아주 오래전에 썼던 기사들을 보면, 이걸 왜 이렇게 썼을까? 하며 냉철하게 비판하는 눈이 생긴 걸 보면, 나도 세월을 거저 먹은 건 아닌 것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간은 평생 배워야 하는 존재이고, 누구도 완벽한 인간이 없으니 내가 누구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신문사의 맞춤법 이야기는 꼭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물론 실수로 오타가 발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명색이 신문사라면 기본적으로 맞춤법이나 오타 정도는 교정을 하고 신문을 발행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한 특정 주간지를 읽다보면 짜증이 날 정도로 오타가 많이 나온다. 틀린 맞춤법, 틀린 띄어쓰기가 한 페이지에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것도 흔하다. 기사를 올리기 전에 문장으로서 주어와 서술어가 적절하게 배치 되었는가에 대한 교정도 봐야하는 것이 신문사의 기본이 아닐까? 편집장이 그럴 능력이 안 된다면, 기자라도 기사를 넘기기 전에 독자의 눈이 되어 한번 더 읽어보는 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번역 기사를 쓸 때도 그렇다. 내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 차라리 그 기사는 번역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말도 안되게 대충 번역을 해놓고 활자화한다면, 그건 도대체 무슨 심보란 말인가? 잘못된 정보를 독자에게 전달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무슨 신문인가? 신문사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모든 기사를 대충 대충 인터넷으로 긁어 만드는 신문은 정말 신문이라는 이름이 아깝다. 차라리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는 것이 더 낫지, 종이 아깝게 굳이 그걸 다시 활자화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제대로 교정하지 않은채 대충 찍어낼 생각을 하지 말고, 능력이 안되면 배워가며, (요즘 인터넷 정말 잘 되어있다. 국어 사전 페이지 하나 띄워놓고 의심되는 맞춤법 하나하나 고쳐가며) 그렇게 신문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미국 신문을 봐도 영어 스펠링 하나 틀린 단어 찾기가 힘들다. 그렇게까지는 안되더라도 한페이지에 여러개의 오타가 수두룩하게 눈에 띄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발 맞춤법으로 지적을 당하는 치욕스런 신문사는 되지 말자. 여기서 자라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오타 투성이의 한글 신문을 읽게 하지 말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자랑스런 한글을 미국까지 와서 수준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말자. 한국 신문의 자부심, 올바른 맞춤법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