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새 한인 1800명 시신 기증 서약”
소망 소사이어티 통계…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소망 소사이어티(이하 소망, 이사장 유분자)가 UC어바인과 함께 벌이는 시신 기증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약 1800명의 한인이 기증 서약을 했다. 소망 측은 지난 1일 현재까지 1792명이 사후 자신의 시신을 의과대학 교육 및 연구 목적으로 내놓을 것을 서약했다고 밝혔다. 소망은 서약자 356명을 대상으로 지난 2개월 동안 전화 등을 통해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서약자 가운데 여성은 214명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남성은 142명이다. 여성 기증자가 많은 이유로 소망 측은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긴 영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신 기증을 약속한 이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70~80대가 전체의 79%가량인 281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60대 52명, 90대와 50대 각 10명, 40대 4명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일반적으로 미국에서의 거주 기간이 길수록 시신 기증에 긍정적이란 점이 드러났다. 이민 40~49년차 이상이 137명, 30~39년차가 104명으로 전체의 67%를 점했다. 이어 20~29년차(57명), 10~19년차(32명), 50~59년차(12명), 10년 미만(10명) 순이다. 이민 60년차가 넘은 서약자는 3명이다. 소망 측은 사별 또는 이혼 등의 사유로 홀로 사는 이의 시신 기증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동거(2명) 또는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 중인 이(238명)가 전체의 67%를 차지한 것. 이어 사별(56명), 이혼(52명), 독신(9명) 순으로 파악됐다. 부부가 함께 시신기증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드물게 형제가 시신을 기증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3월 초 타계한 코미디언 자니 윤과 그의 동생 윤종무씨가 대표적인 예다. 시신 기증 동기를 묻는 설문에선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가 전체의 69%(126명)를 차지했다. 이어 ‘자녀에게 재정적 부담을 안 주려고’가 8%(28명), ‘장례 간소화’가 5%(19명),‘가족이 없어서’가 3%(12명), ‘종교적 이유’ 1%(5명) 순이다. 일부 고령층은 ‘미국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신 기증을 결심했다.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는데 정부가 웰페어와 의료 혜택을 제공했으니 시신으로나마 보은하겠다는 것이다. 유분자 이사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인도 주류사회 못지않게 의학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고무적이다. 시신 기증으로 자신의 삶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은 소망이 펼쳐온 ‘웰다잉’ 캠페인의 목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