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2010-02-12     맹준호 목사

이상기온의 난동으로 무슨 큰 변이라도 일어난 듯 온 지구가 어수선하지만, 아직도 이땅에서 으레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는가봅니다. 몇일전 立春이 지난 탓인지, 어느새 한기도 한풀 꺽이고 봄바람이 느껴집니다. 정말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왕복기차표가 없다고 하지요. 돌이킬 수 없는 우리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용서하지만 용서할 수 없다’라는 시리즈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신혼 초에는 곧잘 해주던 팔베개를 지금은 ‘당신 살쪘군’ 그러면서 슬그머니 손을 빼버리는 남편, ‘손 빼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살쪘다는 말은 용서할 수 없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전에 남편은 내가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들면 나를 번쩍 안아다 침대에 눕혀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 들어가 잘도 잔다. 나를 침대에 눕혀주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아무것도 덮어주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오늘같이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만남과 스침속에 본의 아닌 상처와 아픔을 많이 겪고 삽니다. 그로 인해 평생 ‘용서못함’이라는 응어리를 지니고 살기도 하지요. 그것 때문에 너도 아프고 나도 많이 아픕니다.

우리 사람은 건져야 할 곳이 얼마나 많은 존재인지 모릅니다. 미움이 작은 것 같지만 사람이 미움을 못 이깁니다. 미움에 빠지면 결국 미움에 의해 칼을 들게 되지요. 의심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을 못이겨서 의부증환자가 되고 의처증환자가 되기도 합니다. 낙심을 못 이깁니다. 그러니까 회사사장도 자살하고 영화배우도 자살하고 재벌 딸도 자살합니다. 사람이 죄를 이깁니까? 죄 지은 사람을 감옥에 넣는다고 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떤 감옥에서 교도관이 ‘인간이 범죄하는 것은 무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확신을 가지고 무식한 죄수를 골라 잘 가르쳐 내 보냈습니다. 그런데 얼마되지 않아 또 잡혀왔길래 죄목을 알아보니 ‘문서위조 사기죄’ 였다고 합니다. 잘 가르친다고 됩니까? 감옥에 보낸다고 되는 것입니까?

어떤 분이 늦은 밤 병원에서 ‘급히 와서 수혈을 좀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미국은 희귀한 혈액형이 있는데, 그런분들은 정부에서 별도로 관리하면서 평소에 헌혈하겠다는 사인을 받아놓고 필요할 때 급히 연락해서 오게 하는 것이지요. 달려가보니 두 청년이 피 흘리며 쓰러져 있었습니다. 피를 뽑으면서 간호사에게 ‘이 청년들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간호사가 말이 ‘오늘 어머니 생일인데 두 형제가 만나 서로 총으로 쏴서 저렇게 되었다고..’ 이분이 생각하기를 ‘이런 나쁜 놈들이 있나? 어머니 생일날에 총을 쏴서 어머니 가슴에 피눈물이 흐르게 해? 이런 놈들에게 내 피를 줘?’ 그러면서 당장 바늘을 빼려고 하는데 마음속에서 예수님이 그러더랍니다. ‘얘야 피를 빼줘라, 너는 더 나쁜놈이잖냐? 너는 완전하냐? 내가 너를 위해 피 흘려주고, 너를 위해 생명을 주지 않았냐? 나도 내 피 아깝다고 안주었으면 너도 죽는다. 죽어도 영원히 죽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이 빼주고 왔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우리 인생의 구세주이십니다. 구세주라는 말은 ‘건지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문제, 불안, 저주, 미움,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다 용서하시고 건져주시는 그리스도입니다. 용서도 내 마음으로 되지 않습니다. 오직 그분의 용서를 받은 사람만이 용서를 할 수 있습니다. 용서해야 내가 삽니다. 용서해야 내가 행복합니다. 용서해야 내가 건강합니다.

수년전 이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플로리다 주의 <포트 라우더데일 비치>로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언제나 만원이였습니다. 승객의 대부분은 파도를 타러가는 젊은이거나 휴가를 가는 가족들이였는데, 그 버스 앞좌석에 한 남자가 허름한 옷차림에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있었습니다. 버스가 휴게소에 멈출 때마다 모든 승객들이 내려 이것저것 사먹으며 즐겁게 웃고 떠드는데도 이 남자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 옆에 탄 아가씨가 ‘은퇴한 군인? 혹 테러리스트?’ 의심이 생기면서 용기를 내어 물었습니다. ‘Where are you going? what's your job?'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았습니다. 한참 후에 이 남자는 침묵을 깨고 자신의 사연을 말했습니다. ‘이름은 빙고이며 4년을 감옥에서 지내다 오늘 석방되어 집에 가는 길이라고, 그런데 석방이 결정되는 날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고, 만일 당신이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면 집 앞에 있는 오렌지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하나 달아 놓으라고, 만일 노란 손수건이 보이지 않는다면 나는 그냥 지나가겠다고..’ 사연을 들은 승객들은 버스가 그의 집이 있는 거리에 들어서자 다 창가에 붙어서 앞을 내다보았습니다. 남자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굳어지고 버스 안에는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그때 한 승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외쳤습니다. ‘Look at that, There are so many yellows on the trss!’ 온 승객이 그쪽으로 몰려가보니 그의 집 앞에 있는 오렌지 나무에는 온 가지마다 노란 손수건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 우리 인생은 누구나 노란손수건이 필요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우리 인생의 노란 손수건이십니다! 이 노란 손수건을 달고 봄을 맞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