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는 부당한 요구를 들어 달라고 고집을 부리는 짓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대체로 어린아이들이 부모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떼를 쓰거나 떼를 부리는 것으로 이해한다.

‘억지’는 일종의 고집스러운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떼’도 고집의 하나지만 거의 동물적인 고집이라고 할 수 있는 데 비해서 ‘억지’는 자기의 생각을 관철하려는 이성적인 고집이 원인이 된다. 그래서 ‘억지를 부리다’나 ‘억지를 쓰다’와 함께 ‘억지를 세우다’라는 관용어가 생겼다. ‘억지를 세우다’는 무리하게 고집을 끝까지 부린다는 말이다.

‘고집(固執)’은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며 굽히지 않는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억지가 남에게 자기의 생각을 제시하여 관철하려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고집은 남에게 자기 생각을 능동적으로 제시하여 관철하기 위해서도 쓰이고, 수동적으로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제 생각대로만 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고집 가운데에서 가장 센 고집으로 옹고집(壅固執)과 황소고집을 든다. 옹고집은 콱 막혀 결코 꺾을 수 없는 고집이고, 황소고집은 황소처럼 우직하여 좀처럼 꺾기 어려운 고집을 가리킨다. 고집도 부리고, 세우고, 피우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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