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알 수가 없어요.” 결혼 3년차 S씨는 아내가 성행위의 클라이맥스인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불분명하다며 이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괴성 지르는 것만 가지고 느꼈다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좋은 척 그냥 쇼하는 건지도 모르고….”

 S씨는 “아내가 보이는 반응이 너무 어색해 진짜가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남편은 그저 제가 오르가즘을 느꼈는지에만 신경을 써요.”  남녀의 성생활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완벽한 오르가즘을 느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남성과 달리 여성은 매번 오르가즘까지 도달하기 힘들다. 과거의 연구를 보면 건강한 여성이 오르가즘을 느낄 확률은 25%, 즉 4회의 성행위 중 1회가 평균이다. 이보다 자주라면 좋은 일이지만 여성의 오르가즘 여부에 매번 강박적으로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날 아내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했다면 전혀 좋지 못했고, 따라서 그날 성행위는 무조건 실패라 여기는 것은 남성의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극치감이 아니더라도 여성에겐 적절한 흥분과 성적 유대감이 더 중요하므로 이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오르가즘이라는 결과보다 성행위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남성은 발기에서 사정까지 성 반응 단계가 단순해 오르가즘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여성은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알기가 애매하다. 이 때문에 여성이 오르가즘을 가장하기도 쉽다. 극히 일부 여성에서는 남성처럼 사정 현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 또한 극히 미량이어서 상대 남자가 알아채기 쉽지 않다. 여성이 사정한다고 성기능이 더 좋은 것도 아니다. 극단적인 흥분 상태에서 소변을 쏟는 여성도 더러 있다.

 그렇다면 여성의 오르가즘을 알아챌 방법은 무엇일까. 여성의 오르가즘은 질과 항문을 8자의 형태로 둘러싼 골반저근의 불수의적인 수축 현상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또한, 오르가즘의 전조현상으로 전신근육의 경직이 나타난다. 쾌감을 느끼기 직전 몸이 긴장되고 경직되는 것이다. 이는 오르가즘을 유도하는 우리 몸의 습관적인 반사작용이다. 여성의 오르가즘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골반저근의 움직임과 연결된 항문의 괄약근 수축 현상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다. 오르가즘시에 나타나는 골반저근의 수축 현상은 0.7초 이내의 짧은 주기로 수회 반복되는데, 처음엔 수축 작용이 강력하다가 서서히 잦아든다. 이를 의도적으로 흉내 내어 강도를 서서히 줄여가며 수축하기란 힘들다. 더구나 오르가슴처럼 빠른 주기로 반복하기는 더욱 어렵다.

 오르가즘 문제에 있어 정작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오르가즘과 관련된 성기능 장애다. 남성이 오르가즘에 너무 빨리 도달하는 것을 조루라고 한다. 조루는 여성이 오르가즘까지 도달할 시간을 주지 못하므로 성행위의 불만족으로 이어지기 쉽다. 사정이 불가능한 지루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여성이 실제 삽입 성행위에서 오르가즘을 전혀 못 느끼거나 너무 드물게 느끼는 것도 문제다. 모두 치료를 요하는 사안들이다.

 이런 성기능 장애가 아니라면 지나친 걱정은 오버다. 성적 만족도는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매번 100% 만족할 수 있는 건 아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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