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0℃를 웃돌면서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더위와 함께 삼계탕, 장어 등 보신 음식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여름철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보다 더 간단하게 우리 몸을 지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고 있는 물은 조금만 부족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여름나기 1등 보약인 셈이다. 5일 물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적절한 하루 섭취량은 어느정도인지에 대해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국 많이 먹었다고 물 생략? “NO” 수분은 수분 그대로 섭취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인다. 커피, 녹차, 전통차, 우유, 요구르트, 탄산음료, 기능성 음료 등은 수분 흡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녹차나 커피는 이뇨작용이 강해 상당량의 수분을 배설시키므로 물을 배출하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음료수에 첨가된 설탕, 카페인, 나트륨, 산성 성분 등이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음식물도 마찬가지다. 과일, 채소는 전체의 80∼95%가 수분이며 고기에도 상당량의 수분이 들어 있지만 물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국물 역시 소금이 많이 들어있고 아미노산 등 영양 성분이 많이 녹아 있어 순수한 수분 섭취와는 거리가 있다. 영양 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선 또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만으로 물 섭취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단백질, 당분, 지방 등 칼로리를 가지고 있는 음료나 음식은 물이라기보다는 음식으로 보아야 한다.

물 많이 마시면 살도 빠지고 젊어진다?

 우리 몸은 수분이 1∼2%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느끼며 세포, 인체에 이상을 일으킨다. 만성탈수는 변비, 비만, 피로, 관절이상, 노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분 부족은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성 탈수 상태가 되면 갈증이 일어나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갈증을 배고픈 느낌과 혼동해 음식을 더 먹게 만들기도 한다. 물은 칼로리가 없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배고픈 느낌을 덜어준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요소다. 일부 여성들은 물을 마시면 붓는다거나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된다고 해 잘 마시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좋지 않은 습관이다.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비만 예방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은 변비와도 관련이 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대변이 굳어져 변비의 원인이 되기 쉽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사량도 줄였는데, 물까지 마시지 않는다면 지독한 변비로 고생할 수 있다. 또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경우 수분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소변, 땀, 대변의 주원료인 물이 부족해 노폐물 배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노화 역시 물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주제다. 피부 노화는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온갖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동안 피부를 유지하는 길이다.

하루 8~10잔, 공복에 자주 마셔야
그렇다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은 어느정도일까. 사람의 하루 수분 소모량은 2.4ℓ에 달한다.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양은 1~1.2ℓ정도 되므로 식사이외에 1.5ℓ의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통상 하루 8~10잔(큰 컵)의 물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노인들은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둔해져 있으므로 일부러라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특히 아침 공복시에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밤사이 수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아 물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물은 하루종일 틈틈이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식후에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뱃속이 거북해지거나, 역류성 식도염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식전 1~2시간 정도에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을 희석시켜 오히려 신체기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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