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숙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전화 한 통이면 식사가 해결되고, 필요한 물건이 집에 도착한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아도 책, 옷, 가구에서 밑반찬까지 온갖 물건들이 배달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고 지구 반대편의 소식들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혼자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대, 소통하지 않아도 불편할 것 같지 않은 시대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여전히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최근 많은 리더십 이론 중에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이 임파워먼트(Empowerment) 리더십이다. 휴렛 팩커드(HP)를 구축한 딥 팩커드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십이다. 이 리더십의 중심에는 ‘인재가 바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있다. 인재를 활용하는 기술은 소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소통이란 무엇인가? 영어로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사전적인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공동(common)의 것으로 만든다’는 라틴어‘코무니스(communis)에서 유래되어 오늘날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커뮤니케이션은 각 개개인을 묶어 사회를 만들게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뿌리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방과 어떻게 의사소통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개인, 집단, 조직의 성공과 직결되어 있다.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친구나 가족 관계, 고객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기업,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는 정치인이나 국가는 점점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 소통하지 않는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또한 충돌하게 마련이다. 최근 들어 트위터나 인텔 코리아 같은 대기업의 대표들이 일반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도 소통의 중요성을 염두해둔 변화이다.

  요즘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대부분이 경영을 하거나 어떤 조직의 대표인 경우가 많다.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하는 일이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소문난 맛집들은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소문난 가게들은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이유는 고객과 소통을 잘 하기 때문이다.

  한때 유행했던 사오정 시리즈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오정이 일하는 찻집에 손님 셋이 와서 주문을 했다. “나는 커피.”, “나는 홍차.”, “나는 주스.”  주문을 받은 사오정이 이렇게 외쳤다. “3번 테이블에 녹차 석 잔이요!”
  우스갯소리로 넘겨야 할 이야기가 우리 삶에 반복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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