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주변 주택가 낙엽 청소

 

떨어지는 낙엽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도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계절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일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수고를 덜어주는 기특한 아이들이 있다. 바로 한인기독교회 청소년부 아이들이다. 11월 7일 주일 예배 후 점심식사를 마친 학생들과 교사들이 청소도구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교회 마당에 모였다. 잠시 기도를 하고 나서 교회 주변 주택가로 무리를 지어 흩어진 아이들은 서둘러 잔디 위에 내려 앉은 낙엽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아이부터 고등학생, 교사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얼굴 가득 가을 햇살을 받으며 즐겁게 청소를 했다.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하던 도킨(Josh Dorkin) 씨는 “3-4년 전부터 아이들이 집 앞 마당의 낙엽 청소를 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하는 일들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동네에 교회들이 많이 있지만 한인기독교회에서만 이런 일을 한다. 커뮤니티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낙엽 청소에 참여한 이동근(17), 강신우(17) 학생은 “3년 정도 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사람들을 돕는다는 자체가 좋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기쁘다.”고 한다. “이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람들이 맛있는 간식을 주기 때문에 하나도 안 힘들다. 함께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힘든 줄 모르겠다.”며 활짝 웃는다.  아이들이 청소하던 또 다른 집에서는 집주인이 감사하다며 마실 물을 가지고 나왔다. 흩어져 청소하던 아이들 중에는 청소하다 개똥을 만졌다며 교사들에게 손을 내미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찡그린 표정에는 즐거움이 담겨 있다.

청소년부를 지도하는 앤드류 전(Andrew Chun) 전도사는 “4년 전 교회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축복이 되는 일, 교회가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이런 일을 기획하게 되었다. 말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몸소 이웃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된다.”고 한다.

한인기독교회에서는 2주 전부터 지역주민들에게 낙엽 청소 광고를 했고, 올해는 9가구가 신청을 해서 혜택을 받았다. <황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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