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콜로라도에서 살아가는 것은 언덕 하나 없이 끝없는 밀밭만 펼쳐져 있는 캔사스 같은 주에 사는 것보다는 훨씬 더 축복받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콜로라도를 충분히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덴버 포스트지는 죽기 전에 콜로라도에서 꼭 해봐야 할 10가지를 제시했다. 과연 나는 이 중에서 몇가지를 해보았는지 확인해보자.

1. 14,000피트 이상되는 산(Fourteener) 등산하기
콜로라도에는 14,000피트 이상되는 산들이 무려 54개나 있다. 이렇게 높은 산을 영어로는 포티너(Fourteener, 혹은 14er)라고 한다. 이 포티너들 가운데 죽기 전에 하나라도 꼭 올라가보자. 이중 올라가기 쉬운 산은 14,060 피트 높이의 비어스타트산(Mount Bierstadt)이 있다. 조지 타운 바로 남쪽의 과넬라 패스(Guanella Pass)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산은 주말이면 어린 아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일단 포티너 정상에 서면 마치 세계 정상에 선 것처럼 뿌듯할 것이다.

2. 레드 락(Red Rock)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가하기
간단한 저녁을 싸들고 보름달이 뜨는 밤에 일찌감치 레드 락(Red Rocks) 극장으로 가보자. 돌로 된 원형 콘서트장 의자에 앉아 무대 위로 쏟아지는 달빛과 콘서트장 뒤로 펼쳐진 덴버시내의 야경을 벗삼아 작은 콘서트의 흥겨운 분위기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매년 부활절에 레드 락에서 일출과 함께 시작되는 예배에 참가하는 것도 종교에 상관없이 뜻깊은 추억이 될 수 있다.

3. 메사 베르데(Mesa Verde) 탐험하기
고대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절벽 거주지였던 메사 베르데(Mesa Verde)는 콜로라도 남쪽 코르테즈 부근에 위치해있으며, 몇번을 방문해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슬아슬한 절벽 끝에 지어진 인디언들의 집들을 마치 인디언이 된 것처럼 들락거리며 과거로의 여행을 해보자. 시간이 된다면 유트 마운틴 트라이벌 파크(Ute Mountain Tribal Park)의 종일 투어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 유트 인디언 부족 중 한명이 직접 공원 내에 있는 절벽 거주지를 안내하며 부족의 역사와 인디언들의 벽화 등을 보여준다.

4. 스트로베리 파크 온천에 몸 담그기
스팀보트 스프링스 부근에 있는 스트로베리 파크 온천(Strawberry Park Hot Springs)은 천연 노천탕이다. 이곳에 있는 통나무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밤에 달빛을 받으며 노천탕에 몸을 담그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자. 굳이 이 온천이 아니더라도 그랜비 근처의 핫 설퍼 온천(Hot Sulphur Springs), 혹은 부에나 비스타 부근의 마운트 프린스톤 온천(mount Princeton Hot Springs) 같은 천연 온천탕의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푹 담그는 것도 좋다.

5. 샌듄(Sand Dunes) 국립공원 방문하기
콜로라도 남쪽의 샌 루이스 밸리에 있는 샌듄 국립공원(Sand Dunes National Park)은 마치 사막에 온 것처럼 금빛 모래 언덕이 사방에 펼쳐진 특별한 곳이다. 샌듄에서 가장 높은 750피트 높이의 언덕 위에 올라가면 마치 사하라 사막처럼 구불구불 바람이 만들어놓은 모래의 파도 자국들이 장관으로 펼쳐져 멋진 사진들을 찍을 수 있다. 또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 가면 사구의 끝부분이 눈에 쌓여 더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유성우가 내리는 밤에 가면 사막에 앉아 끊임없이 떨어져내리는 별똥별을 구경할 수 있다. 

6. 공룡 발자국 만져보기
아주 오래전에 콜로라도에는 크고 작은 공룡들이 살았다. 라 훈타(La Junta) 남쪽의 코만치 국립 초원지대(Comanche National Grassland)에 있는 피켓와이어 캐년랜드(Picketwire Canyonlands)에는 무려 1,300개가 넘는 공룡 발자국들이 고대 콜로라도를 누비고 다녔던 공룡들을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그랜드 정션 부근에 있는 여러 박물관들은 콜로라도산 공룡들의 뼈와 화석, 발자국들을 전시해 보여주고 있으며, 덴버에서 가장 가까운 모리슨의 다이나소어 리지(Dinosaur Ridge)에서도 공룡 발자국과 뼈, 기타 화석들을 공룡 길과 함께 볼 수 있다.

7. 엘크 소리 들어보기
9월에서 10월 사이 해질 무렵에 록키산 국립공원에 가면 엘크 수컷이 무리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레인 파크(Moraine Park)는 이 소리를 들으려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인지만, 요즘에는 아쉽게도 차소리와 사람 소리에 섞여 잘 들을 수가 없다. 인적이 드문 호젓한 길을 찾아 들어가 귀를 기울이면 엘크가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또 이 맘때면 애스핀 단풍이 최고조에 이를 때이므로, 일몰 때 마지막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애스핀 단풍을 감상하며 엘크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8. 산길 운전하며 경치 감상하기
조그마한 산길이 아니라, 레드빌과 애스핀 사이에 있는 인디펜던스 패스(Independence Pass)같이 크고 아슬아슬한 산길을 운전하며 변화무쌍한 콜로라도의 자연을 감상해보자. 12,095피트 높이의 이 패스는 정상쪽으로 올라갈수록 고도가 너무 높아져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대신 자잘한 턴드라 식물들이 여름에도 차가운 바람에 예쁜 꽃을 피워가며 꿋꿋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포장 도로는 에반스산 도로이다. 1927년에 포장된 이 도로는 인디펜던스 패스보다는 덜 무섭지만 굉장히 아름답다. 주차장은 14,130피트 높이에 위치해있으며, 거기에서 0.25마일만 더 올라가면 14,264피트의 정상에 서게 된다. 12,183피트의 트레일 리지 로드(Trail Ridge Road)도 운전해볼 만한 멋진 산길이다.   

9. 기차 타보기
콜로라도에는 관광용으로 운행되는 기차 노선이 몇가지가 있다. 안토니토의 컴브레스 & 톨텍(Cumbres & Toltec) 관광 열차, 조지 타운 루프, 윈터 파크 스키열차, 그리고 두랑고와 실버톤 관광 열차 등이 그것이다. 석탄을 때는 엔진으로 운행되는 이 열차들은 골드 러시 시절의 과거의 향수를 싣고 아름다운 콜로라도를 힘차게 달려 노인들과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10. 아칸소 래프팅하기
급물살을 헤치며 흘러가는 래프팅은 5월 초에 눈이 녹기 시작할 때 물살이 가장 빠르고 거칠다. 많은 회사들이 가뭄이 가장 심할 때를 제외하고 9월까지 래프팅 투어를 판매한다. 래프팅 보트에 몸을 싣고 하얗게 부서지는 물살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확 풀리게 될 것이다.


<이하린 기자>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