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때 조미료를 만드는 M그룹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일반조미료(MSG.: Mono Sodium Glutamate)에 핵산을 0.5% 코팅한 핵산조미료를 개발했습니다. 핵산을 0.5% 첨가하면 일반MSG 조미료보다 약 5배정도 맛이 강해집니다. 신제품은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 당시 가정용 조미료의 시장 점유율은 우리 회사가 약 80%를 차지했습니다.

경쟁사 S그룹도 일반MSG에 핵산을 2.5% 코팅한 신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은 핵산이 2.5%가 첨가되었으므로 일반MSG 조미료보다 약 25배 맛이 강한 것입니다. S그룹은 대대적인 광고를 했습니다. 그들의 광고 카피는 “조금만 넣으세요!”였습니다. 사실 조금만 넣어도 맛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진실(진심)은 조미료를 적게 사용하도록 하여 시장점유율이 큰 우리 회사에게 크게 타격을 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식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많이 먹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적게 먹으라고 광고하는 것은 이 식품이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는 굉장히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 회사의 제품이 더 팔렸습니다. 이유는 엉뚱한데 있었습니다. 주부들이 평소 조미료를 음식에 칠 때 3번쯤 습관적으로 치기 때문에 S그룹 제품을 사용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3번쯤 쳤던 것입니다. 경쟁사의 맛은 25배나 강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너무 느끼했던 것입니다.

성경 민수기 12장을 보면 모세의 누나 미리암과 형 아론이 모세가 구스 여자와 결혼한 것을 내세워 모세를 비방한 사건이 나옵니다. 그들이 말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하고만 말씀하셨나? 여호와께서 우리하고는 말씀하지 않으셨단 말이냐?” 하나님께서 이 말을 들으셨습니다.

모세는 땅 위에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셋 모두 당장 회막으로 나오너라.” 그래서 그들은 회막으로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말을 들어라. 너희 가운데 예언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보여 주고, 꿈으로 그에게 말할 것이다. 그러나 내 종 모세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나의 모든 백성을 충성스럽게 보살피고 있다. 나는 그와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말하고, 숨은 뜻으로 말하지 않고 분명히 말하노라. 그는 나 여호와의 모습까지 보았다. 그런데 어찌하여 너희는 아무 두려움도 없이, 내 종 모세를 비방하느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크게 노하시고 떠나가셨습니다.

아론이 미리암을 바라보니, 미리암이 문둥병에 걸렸습니다. 아론이 모세에게 말했습니다. “내 주여, 우리의 어리석은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미리암을 죽은 채로 태어나는 아기처럼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살이 반쯤이나 썩어서 태어난 아이처럼 버려두지 마십시오!”

모세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미리암을 고쳐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미리암의 아버지가 미리암에게 침을 뱉었어도 미리암은 칠 일 동안 부끄러워했을 것이다. 그러니 미리암을 칠 일 동안, 진 밖으로 내보냈다가 돌아오게 하여라.” 그리하여 미리암은 칠 일 동안, 진 밖에 갇혀 있었습니다.

모세가 구스 여인과 결혼한 때는 약 82세 때로 봅니다. 모범을 보여야할 지도자가 하나님이 금하시는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실은 비방을 들을만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미리암과 아론에게 화를 내셨습니다. 그들의 속마음(진실)은 지도력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들이 비방하면서 한 말은 하나님께서 그들과도 말씀하셨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 모세를 비방한 미리암과 아론을 하나님을 비방한 것으로 간주하셨습니다.

제가 교회 다닌 지는 약 45년이 됩니다. 그동안 교회 내의 많은 분란을 보았습니다. 교회에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이었고 논리적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사명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결과는 교회가 분열되었습니다. 그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다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약해 본다면 그분들은 덕스러운 면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비판과 비평에 앞서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밑바탕에 있었으면 참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근한 교회 임동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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