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200달러, 아동 500달러 지급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가 미국 상원 문턱을 넘어섰다.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 10%를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부양책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25일 오전 1시 30분(현지시간)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드디어 합의에 이르렀다”며 “전시(戰時)에 준하는 투자가 국가 전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은 마라톤 회의 끝에 자정을 넘긴 시각 극적 타결을 봤다. 이번에 상원 문턱을 넘은 ‘슈퍼’ 경기 부양책의 핵심은 코로나19 재난수당이다.

    지급 대상과 범위, 방법, 총 소요액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큰 틀은 잡혔다. 성인 1인당 1200달러씩 지급된다. 부부에게는 합산해 2400달러가 나간다. 아동 1명당 500달러가 추가된다. 고소득층은 지급 대상에서 빠진다. 연 소득이 7만5000달러를 넘어가는 개인, 합산 연 소득이 15만 달러를 넘어가는 부부에게는 더 적은 돈이 지급된다. 개인 소득 9만9000달러, 부부 합산 소득 19만8000달러 이상이면 아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론 실무 논의 과정에서 세부안이 바뀔 순 있다. 이밖에 ▶소상공인 대출 확대 ▶실업 보험 지원 ▶병원 시설 확충 ▶산업계 지원을 위한 펀드 조성 등에 각각 수천 억 달러 규모 정부 자금이 들어갈 예정이다.

     2조 달러 부양책이 상원 문턱을 넘었다는 소식에 시장은 환호했다. 미국에서 “극적 타결” 소식이 전해지던 시각,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보다 8% 넘게 상승하며 1만9546.63으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1454.28포인트(8.04%) 뛰어오르며 2만 선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5.89%)는 물론 대만 자취안(3.86%), 홍콩 항셍(3.81%), 중국 상하이종합(2.17%) 등 아시아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전날인 24일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2112.98포인트(11.37%) 급등하며 단숨에 2만 선을 넘어섰다. 1933년 이후 87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상원에서 2조 달러 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다.

     법안 실행까지 관문 하나를 넘은 것뿐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는 여전히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를 두고 비관적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투자가 대규모 기업에 집중되고 근로자 보호에는 미미한 돈이 쓰인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며 “언제든 의회 내에서 반대에 다시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