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사진) 당 제1부부장이 지난 2일 강원 원산에서 북한군이 실시한 화력전투 훈련에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를 향해 “경악을 표한다”며 포화를 퍼부었다.  김 제1부부장이 이날 오후 자신의 명의로 낸 담화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 방식에 경악을 표한다’에서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정부를 향해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 할 일”이라는 식으로 저속한 표현으로 비난에 나서곤 했지만 김여정이 담화를 내고 공개적인 비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18년 2월 김 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남북 정상회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담화에서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며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나(김여정)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3월 예정했던 군사연습(한ㆍ미 연합훈련)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것이지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북한은 한ㆍ미 연합훈련 실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왔는데, 한국과 미국이 오는 9일 실시할 예정이던 올해 전반기 연합훈련을 막상 연기하자 자신들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라는 논리로 비난에 나선 것이다.  김여정은 또 한국이 F-35 등 첨단 무기를 들여온 것을 거론하며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라며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비아냥거리며 끝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서 로열패밀리가 담화를 내고 저속한 표현으로 비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급의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해도 한국은 코로나 19로, 미국은 대선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자 김여정이 저격수로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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