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음달 여자축구리그(WFL)가 처음 개막한다. 지난 2018년 1월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한 지 2년 만이다. 사우디가젯·아랍뉴스 등 현지 언론은 사우디 체육연맹이 WFL 창설 기념행사를 가지고 이 자리에서 리그 운영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WFL 창설 기념행사에서 연맹은 '축구 그 이상'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축구에 관심있는 여성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우디 체육연맹 회장 칼리드 빈 알왈리드 왕자는 "여자축구리그는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리그 출범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우리의 건강, 젊음 그리고 야망을 위한 중요한 도약"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첫 시즌은 리야드·제다·담맘 3개 주요 도시에서 지역리그가 열리고 각 지역 우승팀은 결승전에 해당하는 WFL 챔피언스컵에 진출한다. 총상금은 50만 리알(약 1억6000만원)이다. 리그에는 만 17세 이상 선수만 참가할 수 있지만 사우디 체육연맹은 흥행 여부에 따라 지역리그를 더 늘리고 만 16세 이하 여자리그도 창설하기로 했다. 사우디 체육연맹은 WFL 출범과 함께 여성 심판과 코치 양성 과정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WFL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조직위원회와 실무팀이 주관할 예정이다. 사우디 축구연맹 관계자는 "여자축구리그를 통해 여성의 역량과 건강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고 말했다.

     여학교에 체육시간이 없을 만큼 유독 여성의 신체 활동이 제한된 곳이었던 사우디는 2017년부터 개혁 정책에 따라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혁파인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가 내세운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라 여학생을 위한 체육수업이 도입됐고 2018년 6월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불법이었던 여성 운전을 허용했다. 지난해 2월에는 사우디의 첫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가 등장해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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