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는 안전하다”가 대세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연일 공포의 대상으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불안해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하지만 이곳 한인들은“콜로라도는 아직까지 안전하다”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오로라 H마트 주차장에서 만난 김정심(51, 덴버 거주)씨는“처음에는 중국사람이 하는 식당에 가는 것이 꺼림직해서 안 갔는데, 지난 주말에는 친구들과 갔다 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면서 “콜로라도주는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안전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날 김씨와 함께 마트를 찾은 이순오(53, 오로라거주)씨는“오늘 마스크를 하고 나왔다. 그런데 중국 바이러스 때문에 착용한 것이 아니라, 목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했다”면서 오히려 현재 미국 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목감기를 강조했다.  또, 오로라에 소재한 한 어덜트 케어 센터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상관없이 매일매일 정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일 한 뷔페식당을 다녀온 어르신은 “콜로라도는 상관없어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센터에 나오지 않는 회원은 없다”면서 “오늘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뷔페식당에서 즐겁게 식사했다. 어르신들은 콜로라도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생각하신다. 한 분도 그것에 대해 우려하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방문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가동빌딩을 방문한 김주희(38, 오로라거주)씨는 “이번 주에 한국 방문을 예정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아무래도 찜찜했다. 그래서 덴버에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번 여행은 취소했다. 콜로라도가 한국보다 안전한 것은 확실하다”면서 웃으며 답했다. 오대경(49, 오로라거주)씨는 “당분간 한국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 여름 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한 달 정도 한국을 여행할 계획을 세웠는데 아예 취소하고, 지난 주말 콜로라도에서 오픈하는 여름 스포츠 캠프에 조기 등록을 마쳤다”면서 올 여름까지는 한국을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콜로라도가 다소 안전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미룬 사람들도 있다. 파커 소재 한 피트니스에서 만난 이정희(42, 파커거주)씨는 “친정 부모님이 지난주에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비행기 티켓을 3주 정도 연기했다. 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심각한 분위기인 것 같다. 잠잠해질 때까지 이곳에서 지내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한국, 태국 등 아시아권 지역 외의 여행 일정은 차질이 없어 보인다. 오로라에 거주하는 김성연(62)씨 가족은 지난 1일 플로리다 올랜도에 2박 3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왔으며, 잉글우드에 거주하는 김장석(64)씨 부부는 지난 3일 워싱턴D.C.에 3박 4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또, 덴버에 거주하는 조영석(86)씨는 2주간의 일정으로 지난 3일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 모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공항이나, 현지에서 그다지 심각한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로라 소재 H마트 내 생활용품 및 전자부 측은 “평소 때보다 마스크의 소비량이 확실히 늘긴 했지만, 타주에 비해 콜로라도는 양호한 편이다. 일회용 마스크는 모두 팔렸다. 하지만, 다른 주의 경우 마스크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는데, 콜로라도는 여유가 있는 편이고, 가격도 동일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예방해서 나쁠 것은 없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바이러스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손을 꼼꼼하게 자주 씻고,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리거나, 기침 증상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곧바로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상담을 거친 후 행동 요령을 안내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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