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 2019년 3월호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팀은 '중국 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Bat Coronaviruses in China)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경고하고, 초기 경고 신호를 탐지하기 위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박쥐에서 비롯된 주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돼지 급성설사증후군(SADS)을 꼽고, 이중 2개(SARS, SADS)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요한 숙주로 박쥐를 지목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비행 기능이 있는 유일한 포유류인 박쥐가 다른 육상 포유류보다 이동범위가 더 넓은 데다, 사람에게 유출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알파(α) 코로나 바이러스 17개 중 10개, 베타(β) 코로나 바이러스 12개 중 7개를 각각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광대한 국토와 다양한 기후가 박쥐와 박쥐 매개 바이러스의 생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바이러스 분류 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Taxonomy of Viruses.ICTV)에 등록된 코로나 바이러스 38개 중 22개가 중국 과학자들이 박쥐나 다른 포유류를 연구해 명명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중국의 식습관 문화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인 박쥐의 대부분은 인간 근처에 살면서 잠재적으로 이 바이러스를 인간과 가축에 전염시키는데,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된 동물이 더 영양가가 높다는 중국인의 음식문화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바이러스 전파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논문이 학술지 출판사에 처음 제출된 건 약 1년 전인 2019년 1월 29일인데, 연구팀이 당시 박쥐를 숙주로 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해 새로운 감염병을 일으킬 것으로 진단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그럴 경우 중국이 새 감염병의 유력한 핫스폿(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이 발생하기 불과 3개월 전에도 이미 3개월 전 신종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pandemic, 범유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에릭 토너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박사는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과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이 공동주최한 ‘이벤트 201’에 참가해 신종 코로나와 유사한 감염증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토너 박사는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유발하게 된다면 그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일 것이라는 확신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폐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데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유행하며 77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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