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첫날부터 13시간 마라톤 공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21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밤 12시를 넘겨 22일 새벽까지 마라톤으로 이어진 첫날 심리에서는 예상대로 민주·공화 양당의 치열한 기 싸움이 펼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공화당의 우세승이다. 민주당은 매코널 원내대표의 안에 대한 일련의 수정안을 가지고 회의장에 들어섰지만, 과반을 점한 공화당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날 민주당이 내놓은 수정안은 모두 표결에 부쳐져 53대 47 동수로 부결됐다. 심리 진행을 위한 규칙 및 증거 채택 문제에서부터 증인 채택 문제까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하원에서 민주당에 당한 '수모'를 설욕이라도 하듯 민주당의 요구를 일일이 퇴짜놓으며 실력과시에 나섰다.

     탄핵 추진의 근거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예산국 등 4개 부처의 기록을 제출받아야 한다는 민주당의 수정안은 모두 53대 47로 부결됐다. 이는 정확히 당파적으로 갈린 결과다. 미 상원의원은 100명이며, 현재 공화당이 53명, 민주당 45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수정안도 53대 47로 부결됐다. 앞서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탄핵 절차에서 공화당이 여러 차례 수정안을 내며 제동을 걸었으나 번번이 퇴짜를 당했다면, 상원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바뀐 상황이 재연된 셈이다.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양측이 거칠게 맞붙자 그때까지 양측의 의견을 청취만 하고 있던 로버츠 대법원장이 양측 모두를 질책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이번 탄핵 심리 변론 기간은 공방 끝에 양당에 각각 사흘씩 주어졌다. 22일부터 양당이 각각 사흘씩, 하루 8시간가량 변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같다고 공화당은 주장했다. CNN방송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매코널 원내대표가 약 10일 이내에 탄핵심판을 끝내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추가 증인 소환 등의 변수가 없을 경우 이달 중으로 상원 심판이 끝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22일부터 사흘을 쓰고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이 토요일인 25일과 내주 월·화요일 등 사흘을 쓴 뒤 상원의원들이 29∼30일을 질문에 쓰면 1월 31일에는 탄핵 여부를 가를 표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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