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랭킹’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활용할까

지난해 아이비리그의 대학 랭킹을 살펴본 학부모와 학생들이라면 조금 ‘의아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관의 발표에서는 하버드 대학이 당당히 1위를 차지했지만 또 다른 기관들에서는 2위와 4위에 선정됐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 선정 기관에 따라 1위와 5위를 오르내렸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바로 대학랭킹 선정 기관마다 각기 다른 잣대로 대학들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이야 격차가 큰 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중하위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 이런 여러 대학랭킹은 어디까지 신뢰하고 어느 정도까지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가들은 여러 기관에서 발표하는 대학 랭킹을 맹신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대학 랭킹들의 허와 실, 활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대학 랭킹 잘 활용하기
    대학랭킹을 발표하는 기관은 다양한데 이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라면 US뉴스 앤 월드리포트와 포브스, 니치, 프린스턴리뷰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대학랭킹들은 무조건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잘만 활용하면 입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학별 평균 클래스 사이즈, 신입생 고등학교 GPA, SAT/ACT 점수, 재학 비용 등이 그것이다. 또한 대학 목록은 수 많은 대학들의 평판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평가 기관마다 독특한 기준과 주관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기느 하지만 대체적으로 대학별 학문적 성취도와 졸업생 진로 등은 잘 반영되어 있다. 특히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 대학목록은 일반적으로 신입생의 평균 학점, 표준화시험 점수, 석차 등을 제공하는데 이를 활용하면 된다.

◆ 선정 기준 다른 랭킹 사이트
     대학 랭킹은 잘 활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선정기관마다 랭킹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순위를 살펴보면 US 뉴스 앤 월드리포트에서는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공동 3위) 순으로 탑 3를 차지했지만 포브스지에서는 하버드가 1위를 차지하고 프린스턴은 5위, 예일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니치에서는 하버드가 4위, 프린스턴 5위, 예일이 3위에 랭크됐다.

◆ 왜 랭킹 격차가 발생할까
     왜 같은 대학인데도 랭킹은 큰 차이가 날까. 바로 선정기관에 따라 평가 기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US 뉴스 앤 월드리포트는 대학 랭킹 선정에 있어 대학의 학문적 명성과 평판에 가장 주목한다. US뉴스는 이 부분을 평가하는데 있어 고교 카운슬러를 포함 총장, 교수, 입학처장 등이 특정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오피니언을 근거로 한다. 물론 다른 기준도 있다. 학생 등록률과 졸업률 등 학생에 대한 성과와 관련해서도 평가 기준의 35%를 할애하며 교직원과 수업규모, 학생 대 교수비율, 전임교원 등은 20%를 차지한다.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 학생 서비스 및 관련 비용 등이 포함되는 학교 재정 관련이 10%를 차지하며 같은 비중으로 표준화시험 점수, 내신성적 등 신입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한다.

      포브스지는 졸업생들의 수입, 졸업생의 부채액, 학생들의 경험, 학자금 대출 연체율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며 오스카상이나 노벨상 수상과 같은 동문의 권위 있는 수상 내력 등도 포함시킨다. 포브스지의 랭킹 선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졸업생(졸업후 1~4년과 10년 이상)의 연봉, 학생 부채, 신입생 재등록률을 포함한 학생 경험에 대해 각각 20%의 비중을 두며 특별하게 ‘미국 리더 목록’을 만들어 이 부분에 15%를 할애하는데 학부 졸업생들과 리더 목록에 들어간 사람의 숫자를 비교한다. 이밖에 각종 어워드를 수상한 동문 수 등을 근거로 한 학업성공률에 12.5%, 졸업률에 같은 비중을 두고 평가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US 뉴스는 종합대학과 리버럴아츠 칼리지로 나누어 평가한 반면 포브스는 연구중심 종합대학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함께 평가를 한 것도 차이점이다. 니치 리스트는 ‘삶의 질’을 가장 강조한다. 물론 다른 두 기관과 마찬가지로 학문적 명성과 학생 성과도 랭킹 선정 평가 기준이다.

◆대학 랭킹 무조건 맹신은 금물
    여러 대학 랭킹에 대해 적당한 활용은 괜찮지만 지나친 맹신은 곤란하다.  조사기관 마다 선정 기준이 다른데 이중에는 아주 주관적이고 응답자의 설문에 기초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자발적으로 설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바 더 강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US 뉴스 & 월드 리포트도 대학의 아카데믹을 평가한다며 고교 카운슬러와 다른 대학 교수와 관계자 등의 응답에 기초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든 대학과 고교 카운슬러를 대표하고 있는가이다.

     오히려 충분히 대표성이 있는 명망 있는 학자들과 유능한 고교 카운슬러 중에서는 설문조사 참여를 권유받고도 응답하지 않기도 한다는 게 대학랭킹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리드칼리지와 같은 일부 대학들은 대학 순위 목록에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아 아예 이들 기관에 정보를 제출하지 않는다. 즉 이 대학의 순위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랭킹을 대하는데 있어 가장 우려되는 점은 ‘어떤 학교가 나에게 가장 적합한가’ 보다 ‘몇 위 안에 드는 학교’에 집착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엄밀하게 말해 5위와 10위의 대학 사이에는 교육의 질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순위’때문에 10위의 학교가 더 적합한데도 불구하고 5위의 학교를 선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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