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건과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2019년

◇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를 잇달아 시험 발사했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ICBM 발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안길 것을 시사하고 위협 수위를 높여 내년 북핵 위기가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조국 사태 … 여·검 검찰개혁 갈등
     문재인 대통령이 8월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입시 특혜·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을 제기하며 부적격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검찰이 관련 의혹에 대한 대대적 수사에 착수하며 이른바 '조국 정국'이 펼쳐졌다. 조국 정국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과도 같아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는 그야말로 '조국 국회'를 방불케 했다.  또 서초동 '검찰개혁 촉구' 집회와 광화문 광장의 '조국 사퇴' 집회가 경쟁적으로 열리면서 여론은 두 동강 났다.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 의혹, 즉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을 수사해 여권과 검찰 갈등이 다시 고조됐다. 여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드라이브를 걸며 대응했다.

  ◇ 징용 배상 판결 후 극한 대립,  봉합 시도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을 계기로 촉발된 한일 갈등은 올해도 극한 대립을 이어간 끝에 막판 봉합에 나섰다. 일본은 사실상 보복 조치로 7월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 조치를 했고, 8월 2일엔 한국을 수출절차 우대국 명(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국도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0월 이낙연 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고 11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서 환담하면서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 양국은 11월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6시간 앞두고 조건부 연장과 수출규제 재검토에 합의하면서 봉합에 나섰지만, 양국이 징용을 비롯한 쟁점에서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 재연된 동물 국회 … 패스트트랙 대치
      여야는 선거제 개혁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포함한 검찰개혁 법안 등 이른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1년 내내 대치했다.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선거법 개정안이 11월 27일, 검찰개혁 법안이 12월 3일 각각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서 여야의 '패스트트랙 대치 제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 여야 간 극한 대치로 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렸고,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33년 만에 실체 드러난 이춘재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실체는 경찰이 첫 사건 발생 33년 만에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56)를 특정하면서 드러났다. 이춘재는 화성에서 발생한 미제 살인 사건 등 총 14건과 성범죄 30여건을 자백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만료돼 처벌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진범 논란이 제기된 8차 사건과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초등학생 실종 사건 등 당시 경찰의 과오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 끊이지 않은 대형재해
     지난 5월 29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바이킹시긴호와 충돌 후 침몰해 한국인 승객 25명이 숨졌다. 또 한국인 승객 한 명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이보다 앞선 4월 4∼6일 강원도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산불로 축구장 면적 4천22개에 해당하는 2천872㏊(2천872만㎡)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화마(火魔)는 658가구 1천524명의 보금자리와 2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정부는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  '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 칸 황금종려상
     봉준호 감독은 일곱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 잡히지 않는 집값 … 부동산 대책
     작년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꼽힌 9·13대책 발표 이후 한동안 서울 집값은 안정세를 보였다.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정부는 16일 종합대책으로 네 번째, 후속 발표 등까지 합해 18번째 추가 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번 대책은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의 종부세를 크게 높이고, 시가 15억원 이상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차단해 '초강력'대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양승태 , 사법부 수장 최초 구속 기소
     8개월간 이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는 올해 전직 대법원장의 사상 첫 구속 기소라는 헌정사 비극으로 일단락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고 보고 1월 구속기소했다. 구체적 혐의는 재판개입, 사법부 블랙리스트, 비자금 조성 등 무려 47건에 이른다. 양 전 대법원장은 3월 한 차례 보석을 청구했다가 기각됐지만, 7월 재판부 직권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 경찰 명운 뒤흔든 버닝썬 사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경찰과 업소·유명 연예인 간 유착 의혹, 연예인 음란물 유포 등을 포함한 '게이트'로 비화했다. 음란물 유포 혐의를 받는 정준영을 구속하고 가수 최종훈 등 일부 연예인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버닝썬 공동대표 등 관련자들도 입건됐다. 그러나 경찰-클럽 유착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경찰총장' 윤모 총경이 업소 수사상황을 외부에 흘린 혐의로만 불구속 송치돼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총경은 검찰 송치 이후 금품수수 정황이 추가로 포착돼 구속되면서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또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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