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 대선서 크게 질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관련,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으로 '분노의 서한'을 보내 악담을 퍼부었다. 서한은 표결에 앞서 진행되는 탄핵 토론 절차 등을 정하기 위해 이날 소집된 하원 운영위 회의 때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6쪽짜리 서한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당신의 유산은 하원을 존경받는 입법 기구에서 당파적 괴롭힘을 일삼던 '성실청(星室廳) 법원'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배심원을 두지 않고 전횡을 일삼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다 1641년 폐지된 영국의 형사법원에 미 하원을 빗댄 것이다. 무리한 탄핵 추진이 부메랑이 돼 민주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완패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면서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됐던 지난 7월 25일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가 "어떠한 범죄, 그릇된 행위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에 적시한 권한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상상력에 근거한 날조", "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특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당신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한 자이자 사법 방해를 한 자"라며 "근거 없는 탄핵을 진행함으로써 당신은 취임 선서를 어기고 있고 헌법에 대한 충성을 파기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에도 잇따라 트위터를 올리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자기들 표를 빼앗아가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해 재판에 서게 할 수 있나. 민주당은 탄핵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미(전 FBI 국장)나 FBI 고위직들이 부패했고 피사(FISA·해외정보감시법) 법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면 가짜 혐의는 정반대로 뒤집히거나 기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 의혹을 받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감청을 포함한 일부 수사 과정의 절차상 잘못을 인정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함께 탄핵 표결을 앞두고 이날 알래스카에서 플로리다까지 전국에서 수만 명이 '범죄 수장', '탄핵해서 헌법을 구하자', '탄핵!' 등의 피켓을 들고 탄핵을 지지하는 행진을 벌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미국 하원이 본회의를 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 표결 절차에 들어갔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석이어서 통과 전망이 우세하지만,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한 상원에서는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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