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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국 대폭발 가능성
선거제 이견 가장 커 … 공수처법도 조율 필요
2019년 11월 27일 (수) 07:25:26 weeklyfocus weeklyfocus@focuscolorado.net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본회의 부의가 시작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27일 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이어 다음 달 3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비롯한 검찰개혁 법안의 부의 시점이 도래해 그 이후에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언제든지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다음 달 2일로 법정처리시한을 맞는 내년도 예산안 문제까지 겹쳐 여야는 '선거법 개정안·검찰개혁안·예산안'이 얽힌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극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12월 여야의 극한 충돌로 정국은 '빅뱅'을 맞을 전망이다.

◇ 여당의 선거제·공수처 ‘패키지 처리’
     지난 4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 3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공조하면서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패키지 처리'를 약속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7개월이 흐르면서 바른미래당이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분열되고, 평화당의 일부 의원이 탈당해 대안신당 창당 준비 모임을 결성하는 등 정계 상황이 일부 변했지만, 처음 약속한 '패키지 처리'가 엎어질 정도의 변화는 아니다. 민주당(129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5석), 대안신당(10석)만으로도 의석 과반수인 148석을 넘고, 민주당적을 가졌던 무소속 문희상 국회의장·손혜원 의원, 친여권 성향의 무소속 김경진·이용호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도 동참할 수 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당권파(9명)까지 함께 한다면 넉넉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이 공조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협조 없이도 표결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이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한국당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분리 처리'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한 번 고친 선거법은 절대 변경이 불가하다"며 '공수처법 양보, 선거법 사수' 협상안을 주장했다. 일부 중진 의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생각에 대해 "한국당의 '교란작전'일 뿐"이라며 "우리는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를 떼어 처리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야, 선거법 두고 가장 첨예한 대치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협상 전제는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안을 시작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원안과 전혀 다른 '지역구 270석·비례대표 폐지' 안을 주장한다.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단식 등을 통해 선거제 개혁안 원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완강하게 표현하고 있어 민주당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통해 표결 처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4+1' 공조 체제에서도 원안 그대로 본회의 표결에 부치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원안대로라면 지역구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28석이나 줄어드는 만큼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른 야당들도 이견이 상당하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수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비당권파는 원안 상정 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해 방해) 방침을 정한 상태다. 정의당은 원안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지역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에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지역구 240석·비례대표 60석 등 지역구 의석수를 일부 늘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비율도 상향하는 등 다양한 내용의 '대안'이 거론된다.

◇ '검찰개혁 핵심' 공수처법 운명은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핵심 방안이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더욱 주목받게 된 공수처 설치법안의 운명도 이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향방에 달려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이 패스트트랙을 지정할 때 한 약속 중 하나는 '선거제 개혁안을 먼저 처리하고, 이후 공수처법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자당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공수처법의 처리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한때 민주당에서는 '공수처 선(先)처리'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평화당, 대안신당 등 다른 야당 입장에서 보면 처리 순서에 대한 기존 약속을 뒤집고 공수처를 선처리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려운 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 등 두 개의 공수처법 내용을 조율하는 것도 숙제다. 또 선거제 개혁안을 '결사반대'하는 한국당도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안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합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예산안까지 얽힌 고차방정식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선거법 개정안 부의(11월 27일),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 검찰개혁 법안 부의(12월 3일) 등 '중요 시점'이 연달아 도래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3일 이후 일괄적으로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 예산안만 따로 다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여야는 결국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까지 한꺼번에 묶어 '패키지 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한국당 설득에 끝내 실패한다면 '4+1' 협의체 공조를 통해 표결 처리에 나서는 것이 그다음으로 고려할 방법이다.  이에 한국당은 필리버스터와 의원직 총사퇴까지 '저지 카드'로 검토 중이다. 당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가 완료되는 12월 3일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해 정기국회 폐회 시점인 같은 달 10일까지 '버티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처럼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여야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각각의 법안과 예산안까지 동시에 고려한 '고차방정식' 해법을 찾지 못하면 정국 '빅뱅'은 물론, 지난 4월의 '동물 국회'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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