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반응은 냉담 … 궁여지책으로 공을 던졌다는 비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이른바 '보수 빅텐트' 제안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의 유승민 대표가 화답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유 대표는 ▲ 탄핵의 강 건너기 ▲ 개혁보수 노선 수용 ▲ 낡은 집 허물고 새집 짓기 등 자신이 밝혔던 보수재건 원칙을 조건부로 대화를 하겠다고 6일 밝혔다.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보수통합의 시계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양측의 현실적 판단이 대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리더십 위기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황 대표가 궁여지책으로 보수통합의 공을 던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 '탄핵의 강' 어떻게 건널까
     유 대표가 조건으로 내건 '탄핵의 강 건너기'에 대한 해석을 두고 한국당 내 기류는 엇갈린다. 일부 '탄핵 반대' 강경파 세력은 '탄핵의 잘잘못부터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바른미래당 내 탄핵 찬성 세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남권 일각에서는 지역 민심을 거론하며 '유승민과 함께한다고 표심에 실질적인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비해 비박(비박근혜)계와 복당파,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유 대표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에게 유 대표는 곧 '보수통합' 같은 의미로 통하기에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의 전략은 이른바 '탄핵 불문'으로 분석된다. 통합 논의에서 탄핵 찬반과 책임론을 묻지 않고 넘어가자는 뜻으로 읽힌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 대표에게 '탄핵에 관해 묻지 않겠다'로 답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윤상현·김태흠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보수통합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당내 '유승민 거부감'이 어느 정도 누그러졌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우리공화당이 황 대표의 제안에 즉각 거부 논평을 낸 것도 유 대표의 긍정적 화답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황 대표가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양측에 공을 던졌지만 우리공화당이 거절함으로써 자연스레 바른미래당과 선(先)통합 논의가 가능해졌다는 해석인 것이다.

◇ 통합논의 이제 시작
      유 대표가 밝힌 '낡은 집 허물고 새집 짓기'는 곧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껍데기를 버리고 '보수 빅텐트' 신당을 만들자는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통합 후 신당에서 황 대표와 유 대표를 비롯한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전당대회 등을 통해 리더십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합기구가 어떻게 구성될지도 관심사다. 황 대표는 당내에 통합협의 기구를 설치하는 동시에 당 밖에도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당내 통합협의 기구는 총선기획단과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통합을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과제들을 좁혀갈 계획이다. 한국당은 당외 통합협의 기구에 보수통합에 찬성하는 재야 보수 세력들을 총망라할 방침이다. 보수 원로나 시민사회 단체의 참여도 점쳐진다. 당 안팎에서는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는 공천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닥치는 만큼, 계파색이 적으면서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협의기구 구성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당 안팎 반응 냉담
       보수 진영 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의견 대립은 여전하다. 당장 당내에서조차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서로를 '청산 대상'으로 지목하며 인적 쇄신마저 험로를 예고한 상황이다. 특히 황 대표가 구체적인 구상 없이 던진 단순한 제안만으로는 보수통합의 고차방정식을 풀 수 없다는 야권 내 분석도 적지 않다. 여기에 한국당이 최근 잇따른 인재영입 헛발질과 셀프 표창장 논란 등으로 '조국 사태' 반사이익마저 갉아 먹고 있는 상황도 개혁보수 제3신당의 출현을 부채질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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