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가도에 경고음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5일 4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의 켄터키 주지사 선거 후보인 앤디 베셔 주 법무장관은 이날 선거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뉴욕타임스 실시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베셔 장관은 49.2%를 득표해 공화당 소속인 매트 베빈 현 주지사(48.8%)를 접전 끝에 따돌렸다.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대이변으로 평가된다. 켄터키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30%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지방선거 레이스 막판까지 켄터키주 지원 유세에 전력투구했다는 점에서 선거 패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음을 울릴 전망이다.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며 '대선 전초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버지니아 주의회 선거 결과도 민주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버지니아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주의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버지니아주는 공화당이 상원(공화당 20석·민주당 19석), 하원(공화당 51석·민주당 49석) 모두 다수의석을 점한 곳이었지만, 이번 선거로 완전히 전세가 역전됐다. 뉴욕타임스 실시간 집계 결과, 민주당은 상원에서 21석을 차지해 18석의 공화당을 따돌렸고, 하원에서도 53석을 휩쓸어 42석의 공화당을 제쳤다. 민주당은 강세 지역인 뉴저지 하원선거에서도 무난하게 다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민주당이 주 단위 지방선거 4곳 가운데 3곳에서 승리하거나 승기를 잡은 가운데 공화당은 텃밭으로 분류되는 미시시피 한 곳만을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시시피는 1999년 이후 민주당이 주지사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지역이다.

      한편, 시 단위 선거에서는 흑인 여성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거나 라틴계 여성시장이 처음으로 당선된 지역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인 런던 브리드 시장은 전자담배 판매금지 논란을 극복하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전자담배 회사 '쥴'(Juul)의 본사가 있지만, 브리드 시장은 미국 대도시 가운데 최초로 전자담배를 전면 판매금지했다. 이 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은 이런 조치에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브리드 시장은 개표 초반부터 다른 후보를 제치며 선거 승리를 공식화했다. 애리조나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투손 시장 선거에서는 라틴계 여성인 리자이나 로메로 후보가 당선됐다. 이 도시에서 라틴계 시장이 나온 것은 1875년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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