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8일 "상황 악화 시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중국 인민해방군의 홍콩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8일 블룸버그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나는 우리가 사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중앙정부도 이러한 입장"이라며 "하지만 상황이 매우 악화할 경우 어떠한 옵션도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시위 사태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시위 사태가 악화할 경우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시위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해 왔다.

      지난 주말 시위 때 시위대에 의해 기물 등이 파손된 지하철역은 전체 94개 역 중 83개 역에 달한다. 68개 경전철역 대부분도 기물이 파손됐다. 캐리 람 장관은  지난 5일부터 '긴급법'을 발동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것에 대해 그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복면금지법 시행 후 최소 16명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분간 추가적인 긴급법 발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캐리 람 장관은 "우리는 급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긴급법이 다시 발동되기 전에 정부가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서방국가의 비판에 대해 "외국의 비판자들은 4개월 동안 이어져 온 시위에서 폭력 행위가 고조하고 있으며, 더는 민주주의를 향한 평화로운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말 시위에서 경찰들이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으며, 기자들은 복면금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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