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동 중단 후 원자재 시장 개장과 동시에 10달러 넘게 가격이 폭등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공격 여파로 사우디 당국이 일부 시설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런 조치로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생산시설 폐쇄로 하루 500만 배럴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이나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산업 컨설팅업체 리포 오일 어소시어츠의 앤드루 리포 회장은 “최악의 경우 배럴 당 5∼10달러 뛴 가격에 원유 시장이 개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BC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이달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나흘 연속 내려 배럴 당 54.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SJ은 미국·사우디와 그 숙적 이란 사이 갈등으로 국제 유가의 척도가 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12% 상승한 6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중동의 지정학이 복수심을 안고 돌아와 원유 시장을 강타할 것이다”면서 피해가 커 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원유 수입국이 비축유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예방 차원에서 일부 시설을 닫은 것일 뿐, 대부분은 수일 내에 다시 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 아민 나세르 회장은 “생산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약 48시간 후 진척 상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생산 감소분을 비축유로 채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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