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마침내 드러났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만료해 화성사건으로는 이 남성을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은 이 남성이 모방 범죄로 밝혀진 8번째 살인사건을 뺀 나머지 9차례의 화성사건을 저질렀는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A(50대, 사진)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이 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과거 피해자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A 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A 씨와 일치하는 DNA가 처음으로 나온 증거물은 모두 10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1차례 사건의 피해여성의 속옷이다. 이 속옷 외에도 다른 1차례 사건 피해자의 유류품 중에서 A 씨와 일치하는 DNA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DNA가 피해자의 겉옷이 아닌 속옷에서 검출됐다는 점, 화성사건의 범죄수법이 대체로 비슷한 점 등을 토대로 A 씨를 화성사건의 진범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8건의 범행도 A 씨가 저질렀다고 확신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남은 증거물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하고 수사기록과 관련자들을 재조사하는 등 A 씨와 나머지 사건들과의 관련성을 추가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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