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특히 사람들의 구강상태를 체크하는 치과의사에게는 이말처럼 맞는 것도 없다. 환자와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외적인 것은 차치하고 가장 가까이서 느끼게 되는 것이 입 냄새이다. 입 냄새를 통해 이사람이 살아 온 길은 물론, 현재 앓고 있는 질환까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입 냄새는 바로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병은 가벼운 증상에서 부터 시작되며 우리가 쉽게 눈치채지 못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이상 신호를 보내게 마련이다. 바로 입 냄새가 그 중에 하나이다. 대부분의 입 냄새는 구강내 문제로 발생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이 있으면 구강 내 궤양을 일으켜 냄새를 유발 할 수도 있다. 입 안의 문제라 해서 다른 큰 질병을 간과해 버리면 안되는 이유이다.
 
     입 냄새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치석이나 치주염, 충치로 인한 것이다. 치주염은 잇몸과 잇몸뼈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잇몸에만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이 악화돼 치주염으로 발전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고 음식물을 씹을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 염증으로 인해 심한 입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물을 마셔도 금세 다시 입안이 건조해진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침은 혀와 입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음식물을 잘 섞이게 하고 구강 점막과 치아를 보호해 충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침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면서 충치, 풍치, 구강 곰팡이 감염, 혀 통증, 입냄새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구강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물을 자주 마시거나 심할 경우 타액분비 촉진제로 쓰이는 필로카르핀 등을 복용하면 건조증상을 효과적으로개선할 수 있다.
 
     이같은 구강내의 문제로 인한 냄새외에 각종 질환으로 입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입 냄새가 난다면 편도 결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편도결석은 목젖 양쪽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편도에 있는 편도 구멍에 이물질이 끼어 생기는 쌀알 크기의 노란 알갱이로 이것이 심한 악취를 풍겨 입냄새를 나게 만든다. 이비인 후과에서 빼낼 수도 있지만 평소 물이나 가글액을 이용해 목까지 씻는 느낌으로 헹구면 도움이 된다. 평소 입 냄새가 없었는데 갑자기 냄새가 생겼다면 축농증이나 비염같은 이비인 후과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달걀 썩는 냄새가 나면 해독작용이 원할하지 않다는 증상이므로 간 질환을 의심하게 된다. 간의 기능과 해독작용이 원할하지 못해 배출되지 못한 노폐물에서 냄새가 나는 것이므로 심할 경우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입에서 재래식 화장실의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면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암모니아가 배출되지 않아 입안에서 냄새가 나는 것이다.
 
     갑작스런 다이어트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늘리는 경우 탄수화물 대신 지방이 분해되며 케톤이 형성돼 케톤으로 인한 화학물질 냄새가 유발되기도 한다. 과일을 먹지 않았는데도 입안에서 달콤한 과일 냄새같은 아세톤 향이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하게 된다. 당뇨병의 합병증인 케톤산혈증이 있으면 혈액속에 케톤산 물질이 다량으로 생성돼 입에서 과일이나 아세톤 향이 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염, 위장 질환 등으로 각종 입 냄새가 나게 된다. 이같이 입 냄새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일종의 시그널로 각종 질환에 따른 입 냄새는 해당 질환을 조기치료하므로써 없앨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칫솔질만 제대로 해도 입 냄새 걱정으로 부터 해방될 수 있다.
 
      올바른 칫솔질은 치아와 칫솔모의 각도가 45도가 되도록 칫솔을 잡고 잇몸과 치아의 경계 부위에 칫솔을 대고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빗질하듯 10회 정도 쓸어 내리는 식으로 윗니, 아랫니를 닦고 다음으로 안쪽과 바깥쪽을 닦으면 된다. 칫솔을 고를 때는 모가 부드러우면서 너무 크지 않은 것을 고르는게 좋다.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지 않으면 입안이 쉽게 마르고 입 냄새가 날 확률이 높다. 침의 분비가 줄어 입안이 건조해지면 입안 세균인 뮤탄수균이 증가해 충치와 잇몸질환이 발생, 입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루 8~10잔의 물이 상쾌한 입안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치아와 잇몸 건강을 위해서는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과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비타민 D와 마그네슘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우유에는 칼슘과 비타민 D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예방하는 면역글로불린, 라이소자임, 락토페린이 들어 있어 입 냄새를  없애는데 효과적이고 연어와 버섯엔 비타민D  많고, 견과류에는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있어 치아건강에도 아주 좋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데 장애가 되는 입 냄새야 말로 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말해주는 시그널, 즉 바로미터이므로 감추려 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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