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사진)로 의원이 1위까지 올랐다. 올해 38살인 고이즈미 의원이 바로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지만, 총리 후보군 중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18살 이상 948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의원이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로 꼽혔다고 2일 전했다. 그가 차기 총리로 적합하다고 답변한 이는 29%에 달했다. 2위인 아베 신조 총리 18%보다 11%p 앞섰다. 이 신문이 지난 5월 비슷한 여론조사를 했을 때 고이즈미 의원과 아베 총리가 23%로 공동 1위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홀로 아베 총리에게 맞선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13%로 3위를 차지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이 각각 6%로 공동 4위였으며, 아베 총리한테 총리직을 물려받길 원한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하는 기시다 후미오 전 외상은 1%에 불과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단정한 외모, 아버지와 비슷한 직선적인 연설 스타일로 이전부터 대중적인 인기가 높았다. 자민당은 선거 때마다 그의 유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 7일에는 아나운서인 타기가와 크리스텔과의 결혼 소식을 총리관저에서 발표했는데,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주요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달 15일에는 태평양전쟁 A(에이)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

       고이즈미 의원은 지난 2007년 아버지의 비서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09년 8월 총선 이후 4차례나 당선됐다. 고이즈미 의원은 아베 정부에서 차관급인 내각부 정무관, 자민당 농림부 회장, 자민당 필두 부간사장, 자민당 후생노동부 회장 등으로 기용돼 여러 경험을 쌓았다. 이달 10일께로 예상되는 개각 때 각료로 발탁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지통신’은 고이즈미 의원이 입각하면 정권 홍보 효과가 있다는 당내의 기대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9월 중순 개각을 추진 중인 스가 관방장관이 고이즈미 의원의 발탁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어 본격적인 각료 활동을 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고이즈미 의원이 아베 총리와 거리를 두고 있어, 아베 총리가 각료 기용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경우 총재직 3연임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자민당 규정을 바꿔야만 2021년 이후의 차기 총리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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