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산불이 각국 정상들의 신경전 장(場)으로 변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갈등이 심화하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감싸고 나서며 미묘한 긴장 상태가 형성됐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이 아마존 산불 진화에 지원하기로 한 2천만 달러(약 243억원)와 관련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에게 한 ‘모욕’을 사과하면 지원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3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한 것이‘거짓말’이라고 비난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두 정상의 언쟁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26일 끝난 G7 개막 이전부터 시작됐다.

      아마존 산불이 확산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말 그대로 우리 집이 불타고 있는 것”이라며 ‘국제적 위기’인 아마존 산불을 G7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문제를 G7에서 논의하는 것은‘식민지적 사고방식’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선정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잇단 각국 정상들의 우려를 ‘주권 침해’라고 규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아마존 산불 문제를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하려는 입장을 보이자 두 정상의 신경전은 더욱 격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며 선을 넘었다. 그는 37살인 자신의 아내와 66살의 브리지트 여사 사진이 나란히 실린 사진에 “그를 모욕하지 말아라. 하하하”라고 답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참지 않았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매우 무례하다”며“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도, 브라질인들에게도 슬픈 일이다. 브라질 여성들은 자신들의 대통령을 매우 부끄럽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 측은 27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 철회 요구엔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국 정상의 언쟁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느닷없이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산불에 있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을 위해 모든 면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트럼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줄곧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브라질과 프랑스, 크게는 브라질과 G7 간의 갈등 상황에서도 G7 대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편에 선 것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곧바로 화답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매우 성공적으로 산불과 싸우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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