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 공방 커질 듯 … 트럼프 책임론도 대두

      주말인 3~4일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두 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난 1주일여 사이에 미 전역에서 일어난 대형 총격 사건이 7건에 달해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일부 사건의 경우 백인 인종우월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돼 이에 대한 논란과 함께 총기 규제를 둘러싼 공방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을 피로 얼룩지게 한 연쇄 총기난사는 또 다른 백인우월주의자 소행의 북가주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 총기난사가 일어난 지 채 1주일도 안 돼 30명이 사망하고 50명 넘게 부상한 2건의 사고가 연이어 터진 셈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미국 내에서 3명 이상이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이 총 32건 발생했다고 전했고, AP통신은 이 두 사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 모두 125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대형 총기 참사가 잇따르면서 이번 만큼은 총기 규제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질 전망이다. 민주당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텍사스주 총격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지역 사회가 찢어져야 하는가”라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 폭력을 끝낼 시간이 지났다”고 적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 중 일부는 백인우월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주일 새 발생한 4건의 총격 중 지난달 28일 북가주 길로이 페스티벌 총기 난사와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 등 2건의 범행 동기로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자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사가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꺼내 들며 공세를 취했다. 고향이 엘패소인 베토 오루크 전 하원의원은 4일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미국은 현재 치명적이고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즘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면서“지금은 국가 안보상 비상사태이다. 백인 우월주의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것처럼 미국인들을 죽이고 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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