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사회에 큰 영향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한국에서의 불매운동 바람이 미주 한인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특히 1세대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한인타운 분위기는 한국 못지않게 냉담해 한인 업소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업소는 한인 마켓들이다. 한남체인 LA점 관계자는 “일본 제품 판매가 확실히 줄었다”면서 “주로 이민 1세대들의 불매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진행하던 일본 제품 판촉 행사도 요즘 분위기에는 쉽지 않다. 갤러리아 마켓 올림픽 점의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이 진행 중인 과자, 혼다시, 카레 등 일본제품 모음전에서도 한인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며, 판촉 담당자에게 불편한 마음을 전하는 고객들도 종종 있고, 일본 제품을 집었다가도 옆에서 한일 관계 이야기하면 내려놓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인마켓을 찾은 일부 고객들은 일본 제품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지난 주말 H마트 LA점을 찾은 이순자(71)씨는 “매장에 생각보다 일본 제품들이 많아 사기 전에 제조국을 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임윤아(43)씨도 “주부들이 애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불매운동 바람이 크게 불고 있다”면서 “업소들이 당분간 일본 관련 프로모션, 판촉행사 등은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행업계도 비상이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하루 평균 20건이던 일본 여행 문의가 1주일에 2~3건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확연히 줄었고, 일본에서 동남아로 계획을 변경한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9월이 일본 여행 성수기인데, 현재 흐름을 반영해 회사 차원에서도 일본 대신 태국 여행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소 ‘팔레스뷰티’한남점에서는 일본 제품을 한시적으로 팔지 않겠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팔레스뷰티 한남체인점 조병덕 대표는 “일본은 아직도 한국을 자신의 식민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나서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강요할 순 없지만, 개인들은 그럴 수 있는 선택권이 있으니 이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일본 제품은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콜로라도 오로라 소재 한 한인마트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주말, 마켓을 찾은 한 중년 여성은 시식 코너에서 일본 음식을 선 보이고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일본 음식을 먹어보라고 하느냐”면서 역정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밥솥, 그릇, 화장품 등 일본 제품들의 매출이 현저하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측은“한일관계가 불편해진 이후 평소에 잘나가던 일본제품들이 잘 팔리지 않는다.  이곳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일본제품을 대체하는 한국산 등 다른 제품의 수요는 더 많아졌다”면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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