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함께 춤을(Dances with Drums)”

     콜로라도 한인합창단이 지난 1일 베타니 루터 교회에서 제 14회 정기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북과 함께 춤을(Dances with Drums)’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정기 연주회는 전통적인 합창에 북과 장구, 드럼 등의 타악기를 가미한 색다른 느낌이 드는 곡들로 꾸며졌다. 1부 공연은 레오나드 번스타인의 클래식 작품 치체스터 시편(Chichester Psalms)이 연주되었는데, 히브리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의 향연과 함께 시편을 응용함으로써 중후함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특히 시편 공연의 솔로로는 12살의 이해나 양이 무대에 올랐는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맑고 고운 목소리에 자신감이 어우려져 매끄러운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에서 타악기를 담당한 테일러 에드워즈는 ‘전 세계의 리듬(Rhythms from Around the World)’이라는 제목의 곡을 통해, 브라질과 아프리카-쿠바 리듬을 이용해 구아관코, 벱베, 차차, 살사, 삼바 등 다양한 스타일을 모두 아우르는 고차원적 연주를 선보였다. 느린 템포에서부터 빠른 템포까지 쉴새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연주는 청중을 숨막히는 긴장 속으로 끌고 갔다.

 
        2부 공연은 한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당달구’로 시작됐다. 평안도 지방에서 집을 지을 때 불렀던 노동가로 알려진 당달구는 처음에는 무미건조한 색채를 보이다가 시간이 갈수록 힘찬 에너지를 발산하는 곡이다. 두 번째곡은 아시안 미사 중 글로리아(Gloria)라는 곡으로, 소프라노 솔로 이지민씨와 테너 솔로 김종윤씨, 박남희씨의 장고와 백지원씨의 꽹과리가 함께 어우러져 한국식 리듬과 서양식 선율이 조화를 이루면서 독특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이 밖에도 화려한 혼성 합창곡인 쉐넌도아(Shenandoah), 에너지가 넘치는 흥겨운 리듬과 두 종류 이상의 타악기로 감칠맛을 더한 할렐루야, 그리고 소울이 충만한 블루스에 북과 각종 타악기가 합해진 열정적인 곡인 계시자 요한 등이 연주되어, 꾸준하게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콜로라도 한인합창단의 진가를 깨달을 수 있게 했다.  마지막 곡은 관객과 함께 부르는 한국의 전통곡인 ‘아리랑’이었다.
 
        아리랑은 모든 한국인의 뇌리 속에 마치 문신처럼 각인된 곡이다. 먼 타국에서 아름다운 아리랑의 선율과 신명나는 타악기의 동행으로 함께 부르는 아리랑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 중간에는 지난 3월에 폐암 투병 후 숨진 송은주 전 한인합창단 단장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한인합창단 측은 故 송은주 단장의 남편 송요준 박사에게 감사패를 대신 전달했으며, 송 박사는 담쟁이꽃에 관한 시 한소절을 인용하며 먼저 간 아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태현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히브리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를 함께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특별히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습한 단원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내년은 특별히 콜로라도 한인합창단 15주년을 맞아 모든 한인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 고 밝혔다.  손순희 단장은 “다음번 공연에는 청중들의 요청을 참고해 좀 더 귀에 익고 친숙한 음악들로 구성된 연주를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합창단 가입 관련 문의는 720-205-1332 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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