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1명꼴로 비용 때문에 병원도 못 가

      지난해 미국인의 의료비 부채 규모가 900억달러 수준까지 육박해 의료비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인 4명 중 1명 꼴로 비용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의료비로 인한 파산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대국 미국 의료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어두운 단면들이다. 2일 USA투데이는 지난해 경제적인 이유로 의료비를 빚으로 갚은 미국인들이 늘면서 의료비 부채 규모도 늘어 88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비영리단체 ‘웨스트 헬스’(West Health)와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DC와 50개 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미국인 3,537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실시된 조사 결과다. 

      매체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45%는 중대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의료비로 인해 파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으며, 41%는 의료비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이 의료비 부채에 봉착하게 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에 그 원인이 있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의 의료비 수준은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해 미국인들이 지출한 의료비는 모두 3조7,000억달러로, 미국인 한 사람당 1만739달러의 의료비를 부담한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의사 처방전의 약품을 구입하지 않은 미국인의 수는 모두 1,500만명이었다. 비싼 약값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 문제가 당장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다.

      76%의 미국인들은 향후 2년 동안 의료비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의료비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77%의 미국인들은 계속 인상되고 있는 의료비는 결국 미국 경제에도 심각하고 지속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높은 의료비용 대비 의료 수준은 만족할만한 것일까. 48%의 미국인들은 미국 의료계의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에 76%는 진료 수준에 비해 과하게 의료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 수준은 높지만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서는 진료 수준이 낮다는 이중성이 나타나고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의료 수준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그 일례로 미국은 영아사망률면에서 OECD 36개국 중 31번째로 그만큼 영아사망률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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