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대사, 크리스토퍼 힐 동석, 한미 동맹 과시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가 주최한 ‘대사와의 대화(Ambassadors ' Dialogue)’가 지난 22일 오후 덴버대학교에서 열렸다.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조윤제 주미 한국 대사와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 미국 대사 및 한미경제연구소의 캐슬린 스티븐슨(Kathleen Stephens) 대표이자 전 주한 대사가 참여하고,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R. Hill) 덴버대학교 국제대학원 학장이 사회를 보았다. KEI측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대사들이 미국의 대중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양국의 대사가 일주일동안 함께 여행을 함으로써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매우 독특한 외교 방식이고, 일반적으로 미국 대사는 다른 나라의 대사들과 함께 여행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20여 년 전에 시작된 이 행사는 주한 미국 대사와 주미 한국 대사가 일주일 동안 미국에서 4개 이상의 도시들을 돌면서 일반 시민, 학생, 각 지역의 리더들을 초대해 한반도의 안보 및 경제 상황,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2014년 이후 5년만에 다시 열리게 된 이번 행사는 조윤제 주미 한국 대사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17일부터 애틀란타, 오스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고, 22일 덴버에서 마지막 ‘대사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KEI 측은 덴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대사와의 만남을 꼽았다. 힐 전 대사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미국 대표이기도 했다. 이어서 덴버시가 인천시와 자매 결연 및 MOU를 체결했고, 오로라시와 성남시가 자매 도시로서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콜로라도주가 갖는 의미가 크며, 양 국의 대사들이 콜로라도 주민들에게 이러한 점을 알리게 되기를 기대했다.  크리스토퍼 힐 학장은 “두 대사의 콜로라도 방문을 환영한다. 한국과 미국은 오래도록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노이 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행사를 시작했다. KEI의 캐슬린 스티븐슨 대표는 “‘대사와의 대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 양국의 관계가 깊이와 폭을 넓히고, 안보 동맹뿐 아니라 양국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발전시키는 측면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라고 인사했다. 조윤제 주미 한국 대사는 “이번 기회에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 그리고 해리스 대사와 함께 하고,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와도 한 자리에 모이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토대이자 번영의 기초임은 자명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한 어린이들의 굶주림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어서 북한 문제에 관련한 일본의 관여에 대해  “현재 북한, 미국, 일본 모두 각자의 주안점이 있으며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 문제도 훗날 다루어질 이슈다”라는 요지로 정리했다. 경제개발로 북한과의 평화를  이끌어내는 문제에 대해서는 “스위스에서 공부한 젊은 사람으로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장경제를 이해한다. 10년간 북한경제는 상당히 변했고, 북한주민도 이러한 혜택을 보고 있다. 하노이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 너무 낙관하거나 비관하지 않으면서  비핵화 때까지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을 국제 사회에 통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인권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한국은 미국의 11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다. 6만 여 명의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2백만 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미국인이 10 만 명에 달하고, 미국 가정의 71%가 삼성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콜로라도는 한국의 가장 큰 쇠고기 공급 지역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존재감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해리스 대사는 많은 동맹 관계를 맺고 있지만 한국은 더욱 중요한 동맹이며, 북한 문제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와 공감대를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게는 일본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며 납북자 이슈는 언젠가는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대응 속도를 가속할 필요가 있으며,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는 지난 69년 간 이어진 북한과의 관계가 평화적인 상태로 진입한 것은 작년 4월 평창올림픽 이후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서 해리스 대사는 “내가 2017년 태평양사령관 시절에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마주 앉아 회담하는 지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회담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너댓번 북한을 방문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하고 핵실험을 하던 2017년 11월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윤제 대사는 행사를 마친 뒤 한인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며 교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또한 콜로라도 한인 사회가 그동안 보였던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하며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더욱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교민들의 화합으로 한국과 미국의 관계 및 북한과의 관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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