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언급된 언어적 저항 이란 학습자가 영어공부를 할 때에 작용하는 언어적 직관, 이해력 및 신체적 기능의 부적응 현상을 초래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언어적 저항은 근본적으로 학습자의 언어(한국어)에서 목적어(영어)까지의 언어적 거리와 학습자의 연령에 비례하며, 학습자의 학업 능력에 따라 다르게 극복된다. 언어적 저항은 학습자가 목적어를 습득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훈련의 심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즉, 목적어에 대한 언어적 저항이 높으면 높을수록 요구되는 훈련의 심도가 높아진다. 즉, 언어적 저항이 낮은 목적어를 습득하는 것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노력을 수반하는 훈련과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언어적 거리라는 것은 목적어 공략의 난이도를 표시하기 위한 개념으로, 학습자의 언어(한국어)와 목적어(영어) 간의 음성학적, 음운론적, 형태론적, 통사론적 특징 외에 문자체계의 비교 및 어휘관계 등과 같은 언어적 특징의 차이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이것은 학습자 언어의 역사적인 계보에 바탕을 둔 동족어, 지역적으로 가까운 근린어 및 계보 또는 지역과 상관이 없는 이색어의 구분과 비교되는 것이다. 언어적 거리의 개념은 그와 같은 언어간의 상호 관계를 떠나 순수히 언어적 특징에 따른 차이점을 수치화 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또한, 두 언어간의 언어적 거리는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르다는 점도 특이하다.

       언어적 거리와 언어적 저항의 비례관계를 통하여 상대적으로 쉽게 습득되거나 습득하기가 더 어려운 언어가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개발한 언어적 거리의 계산 방법에 따르면 한국어에서 일본어까지의 언어적 거리는 상당히 낮은 수치로 나타나는 반면, 한국어에서 영어까지의 언어적 거리는 그에 비하여 대단히 높은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영어보다 일본어가 상대적으로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습득될 수 있다는 것이 설명된다. 한편 목적어에 대한 언어적 저항은 연령에 비례한다. 결국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적 저항이 낮기 때문에 목적어 습득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연령은 모국어 현상과 문화에 대한 신체적 능력의 고착상태의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학습 능력이 같다고 전제할 때, 어린 학습자가 더 빠르게 목적어를 습득한다고 볼 수 있다. 목적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어적 저항을 극복하고 각각 주어진 인풋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집중적이며 반복적인 듣기 및 발화 훈련과정을 바탕으로 하는 말배우기 훈련 및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주어진 인풋의 소리 현상을 충분히 인식하고, 능숙하게 발화하도록 효율적인 교육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즉, 효율적 인풋의 유형으로는 학습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고, 학습자에게 실용적이어야 하며, 가급적이면 표현이 간단하고, 학습자가 이해할 수 있는 유형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실용적 인풋에는 말배우기 단계의 경우 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말배우기 과정에서 소리 없이 문자로만 제공되는 인풋은 실용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에 해당되는 인풋은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풍부한 인풋 자원을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인풋 자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습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며 실용적인 인풋의 제공을 위하여 교육자는 학습자들이 원하는 표현의 인풋을 즉흥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표현보다 더 흥미롭고 실용적인 표현은 없기 때문이다.‘인풋에 대한 반복적인 체험이 아웃풋의 효율을 높인다’ 라는 가설은 인풋을 효율적으로 습득하기 위한 필요 조건을 보여준다. 즉, 인풋의 습득 조건으로 반복적인 체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풋에 대한 체험은 연습 과정을 통한 가상적 체험과 실제 환경에서의 현실적 체험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환경에서의 현실적 체험을 효율적인 습득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가상적 체험을 통하여 기초를 든든하게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 연습 과정에서의 충분한 체험 없이 실제 환경에서 한두 번 어색하게 체험하는 표현은 습득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어로써의 영어 환경(EFL)인 한국에서는 실제 환경을 조성 및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개인적인 연습 과정과 그룹별 연습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한편, 각종 행사나 이벤트 등의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하는 학습자들간의 실제 환경을 조성하여 학습자들이 배운 영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습자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실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원어민의 참여는 이와 같은 실제 환경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언어습득과정은 인풋에 대한 독자적인 정복과정이다’ 라는 가설은 곧 언어습득은 독자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언어습득의 결과가 독자적인 노력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어진 인풋에 대한 반복적인 훈련과, 가상적 체험 및 현실적 체험 등은 해당 인풋에 대한 효율적인 정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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