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시절 절친 남궁옥분의 찾고 싶은 사람으로

      지난 1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7080 가수 남궁옥분이 출연해 30여 년 전 연락이 끊긴 인생의 짝궁, 예다움 음악학원 한혜정 원장을 찾았다. 이 방송을 계기로 한혜정 원장은 2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방송에 출연도 했다.  한혜정 원장과 남궁옥분 씨는 1970년대 쉘브르에서 함께 음악을 하는 동료였다. 절친하게 지내던 친구 사이었지만 남궁옥분 씨가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로 스타가 되면서 거리가 멀어졌다. 거짓 험담과 사소한 오해 때문이었다. 남궁옥분 씨는“친오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큰 슬픔에 빠져 있을 때 한혜정 원장이 위로를 해주고, 대신 공연도 해주었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남궁옥분 씨는 방송을 통해 한혜정 원장과 연인 사이보다 더 가까이 지냈던 일을 추억했고, 한혜정 원장이 사진 전공을 한 실력으로 앨범 사진 등을 찍어주었던 일도 회상했다.

       남궁옥분은 방송에서 "한혜정이 저에 대해서 안 좋게 이야기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듣고 제가 그냥 뒷걸음질 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해가 쌓인 채 한혜정은 1983년 미국 시카고로 떠났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KBS의‘TV는 사랑을 싣고’제작팀은 한혜정 원장이 이민 후 살던 시카고 한인회를 통해 한 원장을 찾기 시작했다. 지인을 통해 한혜정 원장과 연락이 닿았고, 한 원장은 옛친구가 본인을 찾는다는 소식에 2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특히 한혜정 원장은 오래 전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경험 때문에 생긴 폐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일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진단서까지 소지하고 남편이자 함께 예다움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춘섭 씨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 방송을 통해 한 원장은 시애틀에서 경유할 때 항공사 측에서 탑승을 거부했으나, 덴버에서 시애틀까지 무사히 잘 왔다는 말로 설득해서 한국까지 무사히 비행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항에서 30여 년만에 재회한 한혜정 원장과 남궁옥분 씨는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깊은 포옹 후 서로 눈물만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궁옥분 씨는 오래 전 다른 사람들의 말로 오해를 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한혜정 원장이 미국에 와서 모텔 청소를 해서 모은 돈으로 피아노 한 대 값과 맞먹는 마틴기타를 선물한 사연도 기억했다. 한혜정 원장은 방송에서 남궁옥분 씨가 기타를 들고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라이브 카페에서 40년 전 함께 불렀던 노래 '아가씨들아'를 함께 부르며 40년 전 추억을 나눴다. 남궁옥분은 한혜정과의 만남이 "60년을 사는 동안 삶의 가치를 알고 새로운 시작을 하라는 선물 같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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