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첫 정상 회동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 데 이어 북한 예술단 공연을 부인과 함께 참관하며 북한에 최상의 예우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 및 외교 갈등에 이어 북미 간 핵 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뒷배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미국의 강한 압력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은 김정은 위원장을 올해 첫 방중한 외국정상이 되도록 했고, 북한 대규모 예술단의 베이징 방문도 극진하게 환대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지난해에만 세 차례나 김 위원장을 만난 터라 새해 벽두부터 김 위원장과 만날 정도로 급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북한의 요청에 따라 새해 첫 손님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10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기간 시 주석은 최상의 의전을 제공하고 환영 연회에 생일잔치까지 하는 등 극진한 배려를 했다. 지난 23일 단둥(丹東)을 거쳐 24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북한 친선 예술단에도 시진핑 주석의 파격 행보는 이어졌다. 27일 저녁 공연에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라가 출연진과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외국 정상 부부의 방중이 아닌 특정 단체 공연에 국가 주석 부부가 참관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라면서 “더구나 국가 주석 부부가 무대 출연진과 같이 사진을 찍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이날 펑리위안과 함께 북한 예술단 대표 격인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다. 중국 국가 주석 부부가 외국 정상 부부가 아닌 외국 고위급 인사 1명을 만난다는 것도 관례상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시 주석은 리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중 수교 70년을 맞은 북·중 우호 관계를 강조하며 북한 핵·미사일 시험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이처럼 북한에 환대하는 이유로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꼽고 있다. 미국의 매서운 눈초리 속에 중국 또한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에 대규모 원조나 경제협력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겨줄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파격적인 의전과 환대만이 유일한 성의 표시라는 분석이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가 나서 북한 행사라면 무조건 최상의 예우를 하는 것은 북·중 밀월 관계를 통해 대미 협상력을 키우려 하는 것”이라면서 “아울러 그만큼 현재 중국이 북한에 줄 게 없다는 현실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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