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까지는 BTM 1단계 과정인 말하기 옹알이 훈련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1단계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어습득의 3대요소인 영어에 대한 ‘언어적 직관, 신체적 능력 및 실용적인 언어적 자원’을 생후 40개월 수준으로 습득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최소한 500개 이상의 일상적인 생활에 가장 밀접한 상황들과 관련된 실용적이며 독립적인 표현을 정상적으로 습득 및 언어공간에 저장하기 위하여 암기와 암송을 동반하는 반복적인 옹알이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여기서 독립적인 표현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유사한 유형의 문장들을 이용하여 일부 단어만 바꿔서 써먹을 수 있는 유사표현들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정상적으로 습득한다는 말의 뜻은 단순한 문자적 표현이 아닌 유창한 발음이 포함된 음성적 표현을 습득해야 함을 의미한다. 학습자의 일상생활에 최대한 밀접하는 상황들과 관련된 표현들을 인풋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그러한 표현들이 가장 효율적인 아웃풋을 생산하며 학습자의 유창한 영어활동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500 마디의 독립적인 표현이라고 해도 학습자의 생활과 밀접하지 않은 것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습득하기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바로 써먹을 수 없으므로 유창한 영어활동에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부터는BTM 2단계 과정에 대하여 다루기로 한다. 2단계 과정은 기존의 말하기 옹알이 훈련에 읽기 옹알이 훈련을 추가하는 것이다. 2단계 과정에서 읽기 훈련이 추가되는 이유는 다양한 종류의 표현들을 익히고 어휘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BTM의 실천모델인 자연언어습득 과정에서도 기초적인 말하기 훈련과정 다음으로 읽기 훈련과정이 시작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말하기와 읽기 훈련을 병행하는 2단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말하기 훈련과정이다. 즉, 어떠한 경우에도 말하기 훈련과정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BTM 2단계에서 실시하는 말하기 옹알이 훈련의 인풋으로는 역시 학습자에게 실용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체의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 1단계에 해당되는 인풋은 주로 집과 학교 생활에 관련되는 상황의 표현들이고, 2단계에 적용되는 말하기 옹알이 훈련의 인풋은 좀 더 활동의 폭을 넓혀서 사회생활에 관련된 상황의 표현들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인들의 경우, 주로 직장 및 사회생활과 관련된 상황의 표현들을 1단계 및 2단계 과정의 말하기 옹알이 과정의 인풋으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BTM 2단계 말하기 옹알이 훈련 인풋의 양은 물론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200개 이상의 독립적인 표현을 목표로 한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따라서 BTM 1단계 과정을 통하여 습득한 표현들과 중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활용되는 200여개의 독립적인 표현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결국 400-500 개 이상의 표현을 익히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읽기 옹알이 훈련을 위한 인풋으로는 학습자의 관심과 수준에 맞는 영한대역 도서를 권한다. 여기서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것이라 함은 학습자에게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지도 않은 수준을 의미한다. 즉, 학습자에게 다소 도전적이라고 느껴지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영한대역을 권하는 이유는 바로 효율적인 옹알이를 위해서다. 아직 영어를 잘 읽지 못하는 수준에서 영어로만 된 책을 혼자서 읽는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한편, 영한대역을 이용하면 학습자가 읽고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정확하게 비교, 확인 및 검토해볼 수 있어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효율적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옹알이는 근본적으로 창조적인 활동이 아니라 모방활동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영한대역을 활용하는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모방활동을 훌륭하게 잘하기 위해서는 모방의 대상이 있어야 하며 바로 그 모방의 대상이 한글대역인 것이다. 영어를 읽고 나름대로 뜻을 파악하여 모방대상인 한글대역을 보고 비교 및 검토하여 그 차이를 발견하여 자신이 갖고 있는 영어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말하기 옹알이 훈련과정에서 원어민의 소리를 모방하는 반복적인 훈련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BTM 2단계에서 말하기와 읽기 훈련을 병행하는 비율은 6:4 정도가 적절하다고 본다. 말하기 옹알이 훈련에 60% 비중을 두는 것은 그만큼 말하기 옹알이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단계에서 습득한 표현들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반복하는 한편, 2단계 과정에서 배우는 표현들 역시 집중적으로 반복적인 암기, 암송 및 습득 훈련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읽기 옹알이 훈련의 목표는 150-200 페이지 분량의 영한대역도서 3권을 공략하는 것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처음 1권을 끝냈을 때도 다양한 영어의 표현을 자유자재로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못된다. 2권을 끝내면 영어를 읽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되며, 3권을 끝내고 나면 막히는 문장없이 무엇이든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저력이 쌓인다. 읽기 옹알이는 곧 정확한 추측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