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타와 캐롤로 성탄 분위기 물씬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단장 송은주, 지휘 김태현)이 제13회 정기연주회를 지난 9일 체리 힐스 빌리지 소재의 베다니 루터란 교회(Bethany Lutheran Church)에서 열었다.  ‘Jesus, the Perfect Gift’를 테마로 한 이번 정기연주회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4성부의 37명의 단원들과, 지휘자 김태현, 반주자 백지원이 참여해 4개월간 연습한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또한 이은찬 씨가 퍼큐션을 협연하고, 고등학생인 장동규가 초대되어 클라리넷 연주를 들려주었다.  송은주 콜로라도 한인합창단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합창단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데는 한인 사회가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칸타타와 캐롤 위주의 곡들을 골랐다. 노래를 들으면서 성탄절 분위기를 즐기 시기를 바란다”라고 인사했다.

     이날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색다른 시도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무엇보다도 조명이 꺼지고 무대 위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오프닝 곡인 ‘오늘 주가 나셨도다(Hodie Christus Natus Est)’를 무대 뒤에서 부르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예수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탄생한  것을 연상시키는 시도였다. 이어서 백지원 씨가 피아노로 메리 맥도널드(Mary McDonald)의 ‘그 이름 예수!(Jesus! The advent of the Messiah)’의 전주를 연주하는 동안 합창단원들과 지휘자가 무대 위로 올라와 여덟 곡으로 구성된 칸타타를 들려주었다. 노래 사이사이의 나래이션은 데이비스 피페(Davis Fyffe)씨와 칼리 콜러드(Carlie Kolrud)씨가 맡았고, 문경애 씨가 소프라노 솔로를, 이은찬 씨가 퍼커션을 맡아 더욱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합창단은 웅장하면서도 장엄한 곡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태현 지휘자는 “칸타타가 교회음악으로 인식된 부분이 있어서 그 동안 피해왔는데, 이번에는 단원들 중에 새로 목사 안수를 받으시는 분을 포함해서 세 분의 목사님이 계시고, 장로님도 계셔서 한번 시도를 했다”라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칸타타를 하니까 음악적인 풍성함과 신앙적인 은혜가 함께 곁들여진 것 같다”라고 김 지휘자는 소감을 말했다. 1부가 끝나고 주활 목사의 리드로 ‘그 맑고 환한 밤중에(It came upon the midnight clear)’를 300여 명의 관객들이 함께 부르며 공연에 참가했다. 이 다음으로는 체리 크릭 고등학교 11학년 학생인 장동규가 게스트로 초청되어 클라리넷 연주를 선사했다.

     2부는 캐롤 위주로 구성되었다. 대부분의 곡들이 현대 곡으로 재해석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은 실력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2부 첫 곡이었던 ‘로망스’ ‘썰매를 타며’에 이어서 두 번째 싱어 롱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김 경 씨의 리드로 ‘첫 번째 노엘(The First Noel)’을 관객들과 함께 불렀다. 이 다음으로는 ‘오 신비로운 밤’, ‘보라 마리아여 아이를 낳으리니’, ‘메시야 메들리’를 선사했고, 이어서 헨델이 메시아에 나오는 ‘할렐루야’를 흑이 영가로 편곡한 ‘할렐루야’를 부르며 공연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에 대해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은‘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앵콜곡으로 선사했다. 한 관객은 ‘아마추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말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귀가 호강했다. 이렇게 멋진 성탄절 노래가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1부는 1부대로 클래식의 깊이가 있었고, 2부는 캐롤들이 또 멋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송은주 단장은 “10년을 넘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어른이 된 기분”이라고 말한 데 이어 “매 공연마다 색다르게 꾸미려고 노력한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기 위한 시도들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1부 무대를 인사말이나 소개 등으로 끊지 않고, 오로지 합창으로만 끌어갔다”라고 설명했다. 한 단원은 “연습 때보다 훨씬 잘 되었다. 무대 위에서 긴장을 해서 오히려 실수도 적었고, 평소 연습 때 잘 안되던 부분이 공연에서 제대로 되어서 안도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반주를 맡은 백지원 씨는 “합창단원들이 다들 열심히 하신다. 다들 열정을 가지고 열심이신데 특히 지휘를 전공하신 분이 이렇게 끌어가 주시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또한 곡 구성이 상당히 좋았다. 흑인 영가로 편곡한 할렐루야를 부르면서는 지휘자님이 곡 구성을 위해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쓰셨다고 느낄 수 있었다 ”라고 소감을 전했다.

     송은주 단장은 “이제는 15회 정기공연 준비를 생각하고 있다. 합창단이 매주 화요일 7시 30분에 모이는데, 그 동안 모든 걸 다 잊어버리고 기쁜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우리 합창단에 합류를 원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대환영이다”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은 내년 5월 19일 ‘덴버 문화축제(Denver Cultural Festival)’ 초청 연주와, 6월 1일 14회 정기공연(베타니 루터란 교회)을 준비하고 있다. 합창단의 활동에 관심 있는 경우http://www.ckchorus.org/를 참조하거나 직접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송은주 단장(970-396-9612)이나 김태현 지휘자(970-219-923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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